왜 이럴까? 다른 나라는 어떨까? 애국가를 G20(세계주요20개국)중 국가가 아닌 유럽연합(EU)을 제외한 18개의 거울(국가)에 비춰보자. 나라의 최고규범인 헌법으로 국가를 규정한 G20은 프랑스, 중국, 인도네시아 ,브라질 4개국이다.
프랑스는 왕이 지배하는 군주국이 아닌 국민 모두가 주인인 공화국이다. 하지만 공화국 프랑스를 여전히 지배하는 다섯 명의 왕이 있다. 그들은 바로 국어(프랑스어), 국기(삼색기), 국가(라 마르세예즈), 자유·평등·연대(국시), 민주주의(국가원리). 그중에서도 왕중왕은 ‘라 마르세예즈’이다.
드골의 프랑스 제5공화정 1958년 헌법 제2조③항에 “국가는 ‘라 마르세예즈’다(L’hymne national est [ La Marseillaise])”로 규정, 라 마르세에즈가 앞의 ①항 국어와 ②항 국기, 뒤의 ④항 국시와 ⑤항 국가원리 사이 정중앙에 위치하기 때문이다.(2)*
브라질은 1988년 국기, 국가, 국새(國璽), 국장(國章) 주권의 4개 상징을 헌법 조문으로 채택했고 인도네시아는 국가를 1945년 건국 초부터 헌법 제4장 36조 B항으로 규정했다.
의회를 통과한 법률로 국가를 규정한 나라는 미국, 영국, 일본 등 14개국이다.
영국은 ‘여왕을 구하소서(God save the Queen)’를 1745년 연합법(Acts of Union)에 국가로 규정, 세계 최초로 국법으로 국가를 정한 나라가 됐다.
미국은 ‘별이 빛나는 깃발(The Star-Spangled Banner)’을 허버트 후버 대통령이 국가로 정하는 법률안에 서명했다(1932. 3. 2). 일본은 ‘기미가요’를 1999년 '국기 및 국가에 관한 법률'에 국가로 규정했다.
이밖에 러시아(2000), 네덜란드(1932), 남아공(1997), 이탈리아(2007), 멕시코(1943), 호주(1984), 독일(1922), 스페인(1997), 사우디(1950), 터키(1921), 인도(1950), 아르헨티나 (1813)등이 법률로 국가를 제정했다 (*괄호안은 법률제정연도, <표> 참조)
상술한 바와 같이 G20은 물론 유엔회원국 193개 중 한국처럼 주권국가의 상징이자 영혼인 국가를 헌법과 법률은커녕 하위법령도 아닌 훈령으로 정한 나라는 없다. 그것도 훈령의 1개 조문으로, 다시 그것도 ‘애국가’ 가사와 곡의 내역도 없이 취급된 세계 입법례를 필자는 아직 찾지 못했다.
왜 이런 걸까? 무슨 사연이 있을까?
앞선 4회 연재에 걸쳐 톺아본 바와 같이 애국가의 ‘국(國)’은 한국이 아니라 '일본'이다. 1907년 윤치호 작사 당시 한국은 일본의 보호령이었으며, 1935년 안익태 작곡 당시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였다. 따라서 애국가 가사 속의' 대한사람'은 일본인의 속민, '우리나라'는 일본 또는 일본의 속령이었다. 이는 ‘불행하게도’ 개인의 주관적 가치판단을 배제한 객관적 사실(史實)이자 사실(事實)이다.
작사자와 작곡자, 둘 다 뼛속까지 종일매국노, 가사와 곡의 역사성과 정통성, 문(文)·사(史)·철(哲)·미학성(美學性)은 낙제점, 게다가 숭일 왜색의 가사와 곡을 법도 아닌 훈령으로 규정해 내용상으로나 형식상으로나 위헌성 위법성이 농후한 '애국가'의 70여년째 ‘국가(國歌)’ 행세 문제는 현재 한국의 정(政)·경(經)·법(法)·언(言)·관(官)·학(學)이 당면한 모든 문제의 근원 핵심결정체이자 '스모킹 건'이라 총결 분석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거듭 강조하지만 우리의 고유영토 ‘사천리’를 삼천리’로 축소 조작하는 등 가사와 작사자, 곡과 작곡자, 법적 근거등 전방위 전천후로 엉망진창인 종일매국 애국가 문제는 이미 단순한 역사 문제 차원을 넘어섰다. 이는 주권국가로서의 근본 자격문제이자 대한민국의 존립근거가 달린 국가의 존망(存亡) 문제다. 이는 또한 이 땅에 죽은 자와 산 자, 그리고 태어날 자 모두의 자존심과 정체성, 존재 이유가 걸린 민족의 사활(死活) 문제다.
그런데도 이를 행여 일개 지식인의 넋두리로 치부하고 식상할 대로 식상한 오랜 상투어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취합하고 중장기 연구를 통하여 신중히 추진을 검토할 사항” 운운하며 어영부영 넘어갈 생각은 꿈도 꾸지 말라.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다. 애국가는 법에도 없다. 고로 애국가는 불법국가 또는 비법(非法)국가다.
개살구가 살구가 아니듯, 너도밤나무가 밤나무가 아니듯,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 당연히 있지도 않은 국가로서의 ‘애국가’ 폐지에 따르는 법적 절차를 거칠 필요조차 없다. 즉, 위정자의 의지만 있으면 해결이 의외로 쉽다. 이게 바로 필자가 당초 1회로 끝내려던 '애국가' 이슈를 5회나 연재하게 된 핵심이유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문재인 대통령은 내일이라도 당장 이명박 전 대통령의 훈령을 개폐하는 새로운 대통령 훈령을 발하기만 하면 사실상 상황은 끝. 차제에 G20은 물론 세계 대다수 나라처럼 국가를 법률로 규정하거나 개헌시에 헌법에 수용하면 된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2019년의 시대정신은 묵은 것을 뜯어고치고, 솥을 새것을 바꾸는 '혁고정신(革故鼎新)'이어야 한다. 공자가 '논어(論語)'에서 “과오를 저지르고도 고치지 않는 것, 그것을 잘못이라고 한다(過而不改, 是過失也)”고 말했듯, 과오를 저질렀으면 고치면 된다. 사달은 과오를 오랜 관행으로 치부하며 고치지 않은 데서 생긴다.
새로운 100년을 맞이하여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뜻과 지혜를 모은 대한민국 최초의 공식 국가 제정을 선포하라. 의지만 있으면 단숨에 할 수 있다. 한국인이라면 이에 반대할 수 없다. 법에도 없는 종일 매국 가짜 애국가를 폐지하고 진짜 합법 국가를 제정한다고 해서 피해 볼 사람도 계층도 없다.
끝으로 첨언하건데 2009년 1월 국토해양부 산하 국립해양조사원이 이어도의 중국 측 기점을 기존 ‘퉁다오’보다 42km 더 떨어진 ‘서산다오’로 변경했다. 외교부는 이를 근거로 해외 공관의 지도에 이어도 기점을 변경했다. 이는 이어도 중국측 기점을 한국측에 유리하게 바로잡자는 필자의 제안(2008년 8월)을 5개월 만에 이명박 정부가 전격 수용한 것이다.
촛불 민주주의 혁명이 낳은 문재인 정부가 '불법 애국가'를 접고 '합법 국가'를 오는 3.1절에, 늦어도 올 광복절엔 펼치리라 기대한다.
◆◇◆◇각주
(1)*제4조(국민의례의 절차 및 시행방법) ② 국민의례의 정식절차는 다음 각 호의 순서와 방법으로 시행한다. 1. 국기에 대한 경례: 국기에 대한 경례곡 연주와 함께 국기에 대한 맹세문 낭송 2. 애국가 제창: 1절부터 4절까지 모두 제창하거나 1절만 제창 3.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묵념곡 연주에 맞춰 예를 표함
(2)*프랑스 헌법 제2조 ① 공화국의 언어는 프랑스어다. ② 국가의 상징은 청, 백, 적의 삼색기다. ③ 국가(國歌)는 ‘라 마르세예즈’이다. ④ 공화국의 국시는 ‘자유, 평등, 연대(동지애)’이다.
⑤ 공화국의 원리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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