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위한 골프를 해봐. 열심히 하되, 즐기면서 말이야.”
‘여자 타이거’ 박성현이 평생 잊을 수 없다는 ‘우상’ 타이거 우즈(미국)와의 첫 만남. 그날 우즈가 박성현에게 직접 해준 말이다. 박성현은 이 말을 가슴에 깊이 담으며 미소를 지었다.
박성현은 1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필리핀 기업 블룸베리 리조트 앤 호텔과의 메인 후원 계약 조인식에 참석해 최근 진행한 ‘골프 황제’ 우즈와의 테일러메이드 광고 촬영 뒷이야기를 전했다.
박성현은 지난주 TV 광고 촬영을 위해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메달리스트 골프클럽을 찾았다가 ‘인생 추억’을 남겼다. 평소 우상으로 여기던 우즈와 깜짝 만남이 성사된 것. 테일러메이드 측은 박성현에게 우즈와 함께 촬영을 진행한다는 사실을 숨기고 ‘몰래 카메라’ 형식의 메이킹 필름을 만들었다.
그날의 기억을 떠올린 박성현은 우즈와 처음 만난 순간의 느낌부터 전했다. 박성현은 “지금 다시 생각해도 떨린다”며 “현장에 도착해 촬영을 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는데 타이거 우즈가 연습을 하고 있더라. 순간 ‘잘못 봤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이 보면서도 믿기지가 않았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이어 박성현은 “어릴 때 TV와 사진 속에서 보던 우상을 실제로 보고, 만나서 악수도 하고, 대화도 한다는 사실이 정말 믿기지 않았다”면서 “실제로 보니까 생각보다 말랐더라. 그래서 놀랐다”고 첫인상을 털어놨다.
박성현은 이날 우즈와 함께 촬영을 하면서 또 하나의 값진 기억을 더했다. 박성현의 뒤에서 드라이버 샷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우즈가 슬며시 원 포인트 레슨을 해준 것. 박성현은 “난 공의 위치가 조금 우측에 있는 편인데, 뒤에서 지켜본 우즈가 ‘공의 위치를 조금 더 왼쪽에 두고 쳐봐’라고 조언을 해줬다”며 “그래서 왼쪽으로 공을 옮겼다”고 설명했다.
스윙할 때 공을 몸 안에 두는 편인 박성현에게는 조금은 불편한 조언이었다. 박성현도 “사실 나는 공을 왼쪽으로 두면 잘 안 맞는다”라며 웃었다. 하지만 우상의 조언을 감히 거스를 수 없었다. 박성현은 “우즈의 팁으로 연습을 하면서 잘 맞는 타이밍도 찾았다”며 “우즈가 공 1개 정도 왼쪽으로 옮기라고 했지만, 반 개 정도만 왼쪽에 두고 치고 있다. 좋은 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보다 더 기억에 남은 말은 따로 있었다. 우즈는 “자신을 위한 골프를 해라. 연습은 열심히 하되 즐기면서 해라”라고 박성현에게 진정어린 조언을 건넸다. 박성현은 “굉장히 좋았다”고 되뇌었다.
박성현과 우즈가 촬영한 테일러메이드 광고는 둘이서 서로 대화하는 콘셉트다. 박성현이 한국어, 우즈는 영어로 대화를 나누면 밑에 영어 자막으로 처리된다. 박성현의 한국어 음성은 그대로 전 세계에 방송된다. 또 우즈는 브리지스톤 골프볼 광고 영상을 통해 “좋아요, 최고예요”라는 한국어를 구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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