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7번째 방북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 다음 주에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입주기업인들의 기분이 묘할 것 같다.
“말한 대로다.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개성공단이 재개될 것이라 기대하면서도 이번에 안 되면 개성공단은 끝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더는 입주기업들이 버틸 수 없고, 국내외 여론도 따라주지 않을 거다. 비핵화 상응 조치로 논의 테이블에 올라가 있는데, 이번에도 안 되면 시간 더 있어도 어렵지 않겠나. 묘한 기분이다. 좋게 생각하다가도 위기감이 엄습한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희망과 기대를 걸고 있다.
-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갈 것이라고 예상하나
“우리가 다른 논의 주제를 말할 형편이 안 된다. 금강산까지 이야기할 것도 없다. 비핵화 상응조치로서 개성공단이 열리길 바랄 뿐이다.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은 현금으로 안 주고, 쌀 등 현물로 주면 되지 않나. 현물거래를 통해 100% 가동은 아니더라도 부분 가동의 길이 열려야 희망을 걸 수 있다. 우리 정부가 북미 정상회담만 바라보지 말고, 미국과 북한을 따로따로 설득하는 병행작업이 필요하다(마침 정부가 현물 납부 방식의 금강산관광 재개를 북측에 제안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 논의가 잘 안 풀릴 수도 있다
“(협상이 잘) 안 되는 상황은 상정하지 않는다. 모든 희망을 걸어야 한다. 협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정부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조율에 나서주면 좋겠다.”
- 개성공단이 왜 재개돼야 하는지 의문을 품는 국민들도 있다
“당신들만의 공단이지 않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노태우 정부부터 7명의 대통령을 거치면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잘 해보겠다고 말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지난 30년간 남북 경제협력 중 기억나는 게 뭐가 있나. 그나마 개성공단과 금강산이 전부다. 개성공단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한반도 신경제구상이 말이 되나. 개성공단을 정상화해야 잃어버린 30년을 찾을 수 있다.”
- 개성공단 문이 열린다면, 이후에는 어떤 구상을 하고 있나
“들어갈 준비를 해야 하지 않겠나. 몇몇 기업인은 자금 사정을 점검하고, 제작 기계를 알아보는 등 물밑에서 준비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성공단이 재개되면 정상화에 몇 달씩 걸릴 거라고 예상하는데, 우리가 어떤 민족이냐. 풀이 무성한 개성공단도 2~3일이 지나면 반들반들해질 거다. 그날이 올 때까지 차분하게 기다리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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