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 거주하던 직장인 A씨는 서울에 있는 회사로 이직하면서 대출을 받아 전셋집을 구했다. 그는 계약기간이 끝나가자 집 주인에게 전세연장을 하지 않고 전세금을 반환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집주인이 차일피일 미루자 집주인을 상대로 내용증명을 보내는 등 한동안 마음고생을 해야만 했다. 결국 몇 개월이 지나 다른 세입자가 전세계약을 맺으면서 간신히 전세자금을 회수할 수 있었다. A씨는 뒤늦게 전세금 반환보증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크게 후회했다.
전세가격이 하락하면서 이른바 깡통전세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8일 전북 군산에서 서민금융 현장 방문 행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전셋값 하락에 따른 ‘역전세난’은 집주인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밝히는 등 깡통전세에 대한 관심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전세가격이 하락하는 시기에는 A씨의 사례처럼 새로운 입주자를 구한다 해도 전세보증금 전액을 돌려받기 어려울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감독원은 전세자금대출을 받으려는 세입자들에게 반환보증 대출상품을 추천하고 있다. 임대인이 전세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보증기관이 대신해 전세보증금을 반환해준다.
보증의 종류는 상환보증과 반환보증으로 나뉘는데 상환보증은 세입자가 은행에 전세대출금을 상환할 수 없는 경우 보증기관이 세입자 대신 대출금을 상환해 준다. 다만 세입자는 보증기관에 해당 금액을 상환해야 할 의무가 남아있고, 임대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한 법적 조치를 해야할 수 있습니다.
반환보증은 전세 계약이 종료 되었는데도 임대인이 세입자에게 전세 보증금을 반환할 수 없거나 반환하지 않을 경우, 보증기관이 임대인을 대신해 전세 보증금을 돌려준다. 이후의 채권보전절차는 보증기관에서 전담하며, 세입자는 돌려받은 보증금으로 이사를 가면 된다.
금감원은 “상환보증만으로는 유사시에 즉각적인 보증금 회수, 이사 등이 어렵다”면서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대부분의 세입자들은 보증내용의 차이보다는 금리 및 대출한도에 주안점을 두고 대출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가 하락기에는 임대인이 전세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할 수 있다”며 “보증 목적에 맞게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출 신청 시 전세보증금을 확실하게 돌려받고 싶다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자금 안심대출’이 좋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전세자금대출은 주택금융공사(HF),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보험(SGI) 등 3개의 보증기관에서 보증하며, 이에 따라 대출 상품군도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반환보증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자금 안심대출’에만 있다.
금감원은 “대출 신청 시 반환보증을 이용하고자 하는 세입자는 전세자금 안심대출을 신청하는 것이 편리하다”며 “단, 상품별로 주택보유 요건, 전세보증금 요건 및 은행 대출한도가 다르므로 요건 충족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