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우주에서도 패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주군’ 신설을 승인하는 지침에 서명하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우주굴기(堀起·우뚝 섬)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나섰다.
2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왕후닝(王滬寧) 상무위원 등 중국 최고 지도부는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달 탐사선 창어(嫦娥)4호 책임연구원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이들의 성과를 격려하고, 우주 개발 분야의 발전을 촉구했다.
중국은 지난달 창어 4호를 세계 최초로 달의 뒷면에 착륙시켜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3대 우주 강국'으로 떠올랐다.
시 주석은 창어4호 연구원들에게 “중국 우주 개발에 대한 역사적 기여에 나라와 국민들이 모두 감사를 표하고 있다”며 “세계적 과학기술 강국을 건설하는 것은 평탄한 길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우주탐사에는 끝이 없다”며 “중국의 많은 과학자와 우주인들은 달 탐사 프로젝트 등 세계 우주 사업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하며, 정부는 이를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의 우주 개발 사업을 세계 우주 발전과 연관지어 언급했다. 그는 “광대한 우주를 탐험하는 것은 전 인류의 공통된 꿈”이라면서 “중국은 우주 개발 분야에 있어 적극적인 국제 협력을 추진했고, 앞으로도 세계 각국과 함께 인류 과학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앞서 미국의 우주군 창설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우주군 창설의 근거가 될 ‘우주 정책 명령 4’에 서명했다.
그는 당시 “우리 행정부는 우주군 창설을 국가 안보의 최우선 과제로 내걸고 있다”며 “우주군이 우주에서의 위협을 신속하고 지속적으로 억제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국방부의 자원을 모아달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주군 창설 작업에 소매를 걷어붙인 것은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의 우주항공 기술에 대한 경계로 비춰진다. 실제 지난 11일 미국 국방정보국(DIA)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미국의 위성 센서에 대항하는 레이저 무기 시스템을 사용할 제한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중국은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하면서 미국에 대한 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중국은 올 연말 창어5호를 쏘아올려 달 표면 샘플 채취에 나서고, 내년엔 화성탐사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우주인을 달에 상주시키는 것을 목표로 우주굴기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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