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 정상회담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베트남 하노이는 긴장과 설렘이 공존하고 있다. 하노이 국제공항에서 도심으로 들어오는 길목 곳곳에는 북한과 미국 그리고 베트남 깃발이 함께 걸려 있다. 밤 10시(현지시간)가 넘은 시간에도 가로수 정비사업이 한창 이뤄지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국제적 행사인 만큼 도시 경관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게 현지인의 설명이다.
공항에서 도심으로 향하는 한 건물 외벽에는 '평화의 도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Welcome to the city of peace)'라는 전광판 문구가 빛을 발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전광판이다. 하노이는 1999년 아시아· 태평양지역 유네스코 평화도시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하노이에 방문객이 몰리면서 택시와 차량공유서비스인 그랩(Grab) 등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손님도 크게 늘었다. 그랩 운전자인 황훙씨(가명)는 "이번 정상회담으로 관광객들이 많이 몰려 수입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하노이에서 24일 결혼사진을 찍은 베트남 신혼부부인 민득씨와 깜뚜씨는 중요한 행사가 개최되는 곳인 만큼 이곳에서 좋은 결혼 사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하노이가 이번 정상회담 개최 장소가 된 데 대해 아주 자랑스럽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베트남은 평화 상징의 나라이고 세계의 평화에 기여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세계 각지의 언론사들이 몰려드는 국제미디어센터(IMC)에는 1000여개의 좌석이 마련돼 있다. 아직 공식적으로 문을 열지는 않았다. 그러나 베트남 정부는 지난 23일 이미 IMC 개소식을 가졌다.
응우옌쑤언푹 총리는 24일 오전 9시 50분께 IMC를 찾아 10여분 동안 시설 곳곳을 둘러보았다. 응우옌쑤언푹 총리는 베트남 통신사 방송 부스를 비롯해 AFP 등 국외 통신사의 부스를 찾아 담당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시설을 점검했다. 베트남 정부가 이번 행사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6일 문을 여는 미디어센터에 등록한 기자만도 35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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