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2004년부터 적극 투자해온 e스포츠 구단 'T1'이 5G 시대를 맞아 게임 콘텐츠 전략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SK텔레콤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컴캐스트의 자회사 '컴캐스트 스펙타코어'와 e스포츠·게임 공동 사업을 위한 조인트벤처 'T1 엔터테인먼트&스포츠'를 설립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양사가 추진 중인 조인트벤처의 모태는 T1이다. T1 오너십이 있는 SK텔레콤은 최대 주주로, 컴캐스트는 지분 투자를 통해 2대 주주가 되기로 잠정 합의했다.
SK텔레콤이 전세계 케이블TV 방송회사 중 두 번째로 큰 컴캐스트와 협업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15년 동안 운영한 T1에 대한 지원이 있었다.
실제로 T1의 브랜드는 세계적으로 막강하다.
SK텔레콤은 2004년 'T1'을 창단한 후 e스포츠 역사에 획을 긋고 있다. T1팀은 종목을 막론하고 한국 e스포츠 분야에서 가장 많은 우승과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했다. 창단 당시에도 스타크래프트 팀에 '테란의 황제' 임요환 선수가 소속 선수로 활약했으며 현재도 리그오브레전드(LOL)에서 전세계적인 팬을 보유하고 있는 '페이커'가 소속돼 있다.
미국의 유력 스포츠매체 ESPN은 'T1'을 90년대 마이클 조던이 이끌던 시카고 불스와 같은 명문 왕조를 건설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T1은 15년 동안 전세계 220개 토너먼트에 입상하며 누적 상금 860만 달러를 획득했다. T1은 현재 리그오브레전드, 하스스톤, 배틀그라운드 등 총 3개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리그오브레전드 팀은 매년 10월 열리는 월드챔피언십, 이른바 '롤드컵'에서 전세계 팀 중 유일하게 3회 우승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SK텔레콤과 조인트벤처를 진행하는 터커 로버츠는 컴캐스트 창업자인 랄프 J. 로버츠의 손자이자 현 회장 겸 CEO를 맡고 있는 브라이언 L. 로버츠의 아들이다. 터커 로버츠는 2019년부터 컴캐스트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으며 컴캐스트 스펙타코어에서 e스포츠 총괄을 맡고 있다. 컴캐스트 스펙타코어는 실제로 오버워치 구단인 '필라델피아 퓨전'에 투자하는 등 게임 산업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터커 로버츠 e스포츠 총괄은 "PC방에서 어떤 게임들이 가장 인기가 있나 이런 부분들을 지켜보고 있다"며 "K팝과 같은 인기 콘텐츠가 많아서 실시간 자막 등 다양한 한국의 콘텐츠들이 세계로 나갈 수 있도록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터커는 T1의 열정적인 팬들과 인기에 감명받아 이번 조인트벤처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T1은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있고 한국에서 T1의 경기를 봤는데 팬들의 열정을 보고 기대를 하게 됐다"며 "조인트벤처 설립 후 굿즈와 머천다이즈, 미디어 콘텐츠 부분에서 진행할 사업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SK텔레콤이 T1을 분사해 파트너를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만났으며 스포츠뿐만 아니라 미디어 시장으로 확대한다는 부분에서 양사가 가장 적절한 파트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양사의 시너지는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 진출도 가능하게 한다. SK텔레콤은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하는 게 가능하고 컴캐스트도 콘텐츠 제작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협업의 형식은 넷플릭스와 같은 OTT 플랫폼이 될지 셋톱 같은 형식으로 나올지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허석준 SK텔레콤 PP그룹장은 "5G를 론칭하면서 AR/VR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콘텐츠로 e스포츠가 적합하다고 생각해 T1 조인트벤처로 게임사들과 협업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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