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는 미국이 없어도 계속해서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가 미국의 전방위 공세 속에서도 차세대 이동통신 5G(5세대) 굴기를 이어갈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 화웨이의 자신감 "미국 없어도 성공할 수 있어"
25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궈핑(郭平) 화웨이(華爲) 순환 회장은 전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19' 개막식 하루 전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전 세계를 대표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없어도 화웨이는 계속해서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화웨이는 전 세계 5G 방면에서 주도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며 “다른 경쟁자들을 1년 앞서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궈 회장은 “최근 화웨이는 인터넷 보안 방면에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는 어떤 대국이 조종한 것”이라며 간접적으로 미국을 겨냥하기도 했다.
미국은 그 동안 화웨이 제품에는 사용자 정보를 몰래 빼내는 장치, 즉 백도어가 설치돼 있다며 화웨이가 타국의 정보를 중국으로 빼돌리는 스파이라고 의심해 왔다. 미국이 국가 안보 위협을 내세워 동맹국을 향해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해 온 배경이다. 최근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웨이 제품을 미국에서 사용하는 걸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리겠다고 위협도 한 상태다.
이에 대해 궈 회장은 “이는 불필요하며,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며 “미국의 화웨이 고객에게 손해를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화웨이는 통신장비에 백도어를 설치해 고객 정보를 빼돌리지 않는다고도 재차 강조했다.
궈 회장은 이어 전 세계에는 명확하고 통일된 인터넷 보안법규가 필요하며, 이는 모든 이익관계자가 함께 역할을 발휘해서 만들어야지, 정치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화웨이 혁신 상징" '5G 폴더블폰' 대공개
전 세계 기업들의 5G 각축전이 된 올해 MWC 2019에서 화웨이는 전 세계 각국 취재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모습이다.
수년간 MWC 메인 스폰서를 맡아온 화웨이는 올해도 메인 스폰서 답게 대규모 대표단을 꾸려 MWC 행사에 참가했다. 화웨이는 참가 업체 2400곳 중 가장 넓은 규모로 전시장을 꾸미고 5G 기술을 대대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홍콩 명보는 25일 보도했다.
특히 화웨이는 MWC 2019 개막식 하루 전날인 24일 신제품 공개(언팩) 행사를 열고 자사 5G 폴더블폰인 ‘메이트X’를 공개했다.
화웨이에 따르면 메이트X는 화웨이가 자체 제작한 세계 최초 7nm 공정으로 제조된 5G 칩셋 '바롱5000'이 탑재됐다. 최고 다운로드 속도가 4.6기가비피에스(Gbps)으로, 1기가바이트(GB) 영화를 내려 받는데 3초면 충분할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5G 스마트폰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디스플레이는 바깥으로 접는 ‘아웃폴딩’ 방식으로, 접었을 때 6.6인치, 펼쳤을 때 8인치다. 가격은 2299유로(약 292만원), 삼성전자가 앞서 공개한 폴더블 폰 '갤럭시폴드' 가격(2000유로)보다도 비싸다.
시장조사회사 포레스터(Forrester)의 애널리스트 토마스 후슨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메이트X는 화웨이가 기술혁신 리더임을 보여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 화웨이 5G굴기···노심초사하는 미국
미국은 화웨이가 MWC 2019를 발판으로 전 세계 5G 사업 영향력을 넓혀갈까 노심초사한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화웨이에 대한 공세 수위를 점차 높여간 미국은 올해 행사에 대규모 대표단을 파견했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대표단엔 아짓 파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 마니샤 싱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 브라이언 불라타오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이 포함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올해 미국 정부 대표단의 임무는 바로 화웨이 5G 공세를 막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전했다. 이들은 각국 대표단, 통신사들과 만나 화웨이 장비를 둘러싼 안보 우려 리스크에 대해 경고하며 화웨이 대신 핀란드 노키아나 스웨덴 에릭슨 등 통신회사 제품을 구매할 것을 제안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전 세계 5G 인프라 사업에서 확대되는 화웨이 영향력을 억제하려는 것이다.
다만 미국의 화웨이를 배제시키려는 시도는 최근 들어 차질을 빚는 모습이라고 홍콩 명보는 전했다. 독일, 영국 등 유럽국가들이 이미 5G 인프라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지 않는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는 것. 또 많은 유럽 이통사들이 장비 기술수준이 높고 가격도 합리적이라는 이유로 화웨이를 지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이동통신시스템협회(GSMA)도 최근 성명을 통해 화웨이 장비의 유럽 진출 배제하는 것은 전체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는 것으로, 소비자 비용도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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