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막바지...진전 있지만, 환율조항 등 여전히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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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9-02-25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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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안화 평가절하 안 해" 中약속 이행 강제수단 놓고 신경전

  • 지식재산권 침해, 기술이전 강요, 사이버 절도 문제도 이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막바지 고위(장관)급 무역협상에서 위안화 환율 안정 문제 등 합의사항의 집행 문제 등을 놓고 이견을 다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잠재적인 무역협정을 위한 공감대는 어느 정도 모았지만, 중국의 합의이행을 강제할 장치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미·중 양국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차관급 협상을 벌인 데 이어 21일부터는 장관급 협상을 재개했다. 당초 이틀 일정이었던 협상은 24일까지 나흘로 연장됐다.

겉으로 드러난 전반적인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 오전 트위터를 통해 "무역에 대한 중국과의 전날 논의는 매우 생산적이었다"며 "오늘도 계속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의 공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돌렸다.

미국과 중국은 농산물, 비관세 장벽, 서비스 교역, 기술이전, 지식재산권, 환율 등과 관련한 내용을 양해각서(MOU)에 담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0일간의 무역전쟁 휴전 시한인 3월 1일이 임박한 가운데 고위급 협상이 이틀 연장된 건 이 작업이 만만치 않음을 시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협상 시한 연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중국이 환율 조항의 이행 문제를 놓고 아직 의견일치를 보지 못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4일 보도했다. 중국은 위안화를 인위적으로 평가절하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미국은 이를 강제할 강력한 수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미국 재무부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부터 줄곧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화 가치를 낮추면 해당국의 수출품 가격을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미국 정치권도 중국의 환율조작 혐의를 문제삼아왔다. 

이를 방증하듯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이 가열된 가운데 5%가량 떨어졌다. 이같은 움직임은 중국이 미국의 폭탄관세 충격을 상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낮춘 게 아니냐는 의심을 부추겼다.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중국에 위안화 평가절하를 유도하지 말고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라는 압력을 가했다. 중국도 미국의 요구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중국이 전부터 환율조작 혐의를 강하게 부인해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국과 중국의 잠재적인 무역협정에 환율조항과 함께 강제수단이 명시되면 중국의 입장이 난처해진다는 점이다. 위안화 평가절하를 막기 위해 시장에 개입해야 할 처지가 될 수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이미 위안화 평가절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10월 말 10년 저점에서 반등해 올 들어서만 벌써 2% 가까이 올랐다.

고위급 협상 미국 측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22일 중국과 어떤 합의를 하든 양국 간 무역관계에 장기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강력한 집행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백악관이 중국의 과거 정부들이 번번이 개혁 이행 약속을 어겼다고 불평해왔다고 지적했다..

소식통들은 중국이 이번에도 약속을 어기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높이는 방안이 강제 집행수단의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논의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미국과 중국은 환율 외에 지식재산권 침해, 기술이전 강요, 사이버 절도 문제 등과 관련해서도 아직 완전한 의견일치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한 구조적인 문제에서 진전을 이룬 뒤 잠재적인 무역협정의 집행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24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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