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뽑아 산소 주입 후 다시 체내로”… 中 기상천외 ‘혈액정화’ 시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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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9-02-2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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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거 '왕훙'이 소개하면서 유행

  • 전문가 "질병 감염 위험 높아"

중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혈액정화' 시술[사진=베이징청년보 캡쳐]

“피를 뽑아 산소를 주입한 후 다시 그 피를 체내로 들어가게 만들면, 노화를 방지는 물론, 암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이른바 ‘혈액정화’ 시술을 설명하는 내용이다. 25일 중국 언론 베이징청년보(北京靑年報)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이처럼 말도 안 되는 시술이 성행하고 있다. 여성들은 이 시술을 베이징, 광둥, 난징 등 다수 지역의 유명 민간병원에서 쉽게 받을 수 있고, 1회 시술 비용은 3000위안(약 50만원)에서 최고 10만 위안까지 다양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1000ml 당 8만 위안... 카드 충전 하면 할인"

베이징청년보는 일부 병원을 직접 찾아 해당 시술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광둥(廣東) 칭위안(清远)시에 위치한 친신이메이(琴新伊美)라는 미용전문 병원은 이 시술을 독일의 ‘혈액정화 공법’이라고 소개했다.

병원 관계자는 “피를 뽑아 고농축 활성화 산소를 주입하면, 몸 속의 독소가 배출되고 신진대사가 활발해 진다”며 “결과적으로 면역력 강화와 노화방지, 심지어 암 예방까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용은 혈액 양에 따라 달라지는데 본래 가격은 1000ml 당 7만9800위안(약 1336만원)이지만 10만 위안 짜리 카드를 충전하면 1000ml 당 5만 위안으로 할인 돼 2회 시술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설명 중 간간이 관련 영상을 보여줬는데, 영상 속 의료진은 장갑조차 제대로 착용하지 않고 혈액을 다루고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처럼 기상천외한 시술은 중국의 뷰티 왕훙(파워블로거)이 추천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한 왕훙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일본 친구의 추천으로 이 시술을 체험했다”며 “검붉었던 혈액이 선홍빛으로 변하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했고, 이후 하루 5시간만 자도 졸리지 않았다”고 했다.

또 다른 왕훙도 “일본에서 이 시술을 3번 받은 적이 있는데 이후 피부가 좋아지고 쉽게 피로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베이징청년보는 이들의 주장에는 정확한 물증이 없기 때문에 신빙성이 떨어짐에도 많은 중국 여성들을 현혹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위생적 환경에서 혈액투석, 질병 감염 확률 높아

문제는 이 시술이 심각한 건강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혈액정화는 미용기관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시술이 아닌 수술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환경에 따라 혈액 감염이나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해당 시술을 시행하고 있는 민간병원은 지역 보건당국에서 혈액투석 등 치료와 관련한 승인을 받지 않아 질병 발생확률이 더욱 높다.

신문은 “방문한 병원들은 모두 이 시술에 위생상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각 지역 위생부서에 문의한 결과, 모든 부서에서는 해당 시술의 위생 검사를 진행한 적이 없고 혈액투석이 미용에 상용되는 것은 금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해당 시술에 대한 조사에 착수해 빠른 시일 내에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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