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 트럼프·김정은 하노이로 집결...'세기의 핵담판' 시작됐다

김 위원장 26일 오전· 트럼프 26일 오후 나란히 '하노이' 입성

첫 일정은 27일 저녁 만찬...공식 회담은 28일부터 시작될 듯

트럼프 "김정은의 현명한 결단 기대한다"...'하노이 선언' 기대감 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기의 핵담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김 위원장은 26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나란히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해 2차 북·미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닻을 내렸다.

김 위원장은 이날 특별열차를 타고 오전 8시 14분(한국시간 오전 10시 14분)께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했다. 지난 23일 오후 4시 30분께 평양역을 출발해 단둥·선양·톈진·우한·창사·난닝 등을 거쳐 꼬박 3일이 걸렸다. 베트남 당국은 55년 만에 공식 방문한 김 위원장을 위해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벌였다.

전날 낮 12시(미국 동부시간)께 미국을 출발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오후 10시 30분)께 하노이에 도착했다. 세기의 핵담판을 위해 김 위원장은 65시간 40분, 트럼트 대통령은 20시간의 여정을 달려온 셈이다. 이들의 만남은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에 이어 8개월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오전 11시 주석궁에서 응우옌푸쫑 국가주석과, 정오에는 정부 건물에서 응우옌쑤언푹 총리와 각각 회담할 계획이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27일 모처에서 '간단한 단독회담 및 환담'에 이어 '친교 만찬'을 갖는다. 만찬에는 양국 정상과 함께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등을 포함한 양측 참모 2명이 동석한다.

만찬 장소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과 미국의 의전 실무팀이 함께 점검했던 오페라하우스가 유력한 가운데, 정상회담장으로 거론된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도 가능성이 있다.

두 정상은 28일 단독-오찬-확대 회담을 통해 영변 핵시설 동결·폐기를 비롯한 비핵화 조치와 연락사무소 개설, 종전선언(평화선언) 등 상응 조치를 주고받는 본격적인 비핵화·평화체제 구축 문제를 논의한다.

단독회담과 확대회담이 차례로 마무리되면 양 정상은 회담 결과물인 '하노이 선언'에 대한 서명 이벤트를 할 것으로 보인다. 

양 정상이 지난해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 정원을 1분여 산책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회담 전후로 '친교 이벤트'가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 해당 일정을 고려하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양일간 최소 5~7차례 이상 만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북·미회담이 끝난 뒤 베트남을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친선방문' 형식으로 베트남을 찾는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떠난 뒤에도 3월 2일께까지 현지에 머물면서 양자 방문 일정을 소화한 뒤 귀환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은 단독회담 전 스티븐 비건-김혁철 특별대표의 실무회담 결과를 토대로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플러스 알파(비핵화에 따른 상응조치)에 대한 막바지 조율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비핵화 조치에는 영변·풍계리 등 북한의 핵 개발시설의 확실한 폐기 등이, 미국 측의 상응조치에는 종전선언과 상호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방안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바라는 경제발전을 위한 금융제재 완화도 변수다. 북측은 핵 시설 폐기 등의 대가로 남북경협 관련 사업 및 관광사업 제재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 측은 핵시설 폐기가 선제돼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제재 완화 수위를 놓고 양측이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