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1세대 스타였던 이영하 전 국가대표 감독이 25일 담낭암으로 타계했다. 제갈성렬(의정부시청 감독)과 이규혁(전 스포츠토토 감독) 등 빙상인들의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대를 앞서간 이 전 감독은 한국 빙상의 역사 속에 묻혔다.
이영하 전 감독은 1970년대 한국 빙상의 간판선수로 활약한 빙속 1세대 스타였다. 1985년 현역 은퇴할 때까지 한국 신기록을 무려 51차례나 갈아치운 한국 빙상 역사의 산증인이었다.
이영하 전 감독은 경희고 3학년 때인 1976년 이탈리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남자 3000m와 5000m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당시 세계 최고의 선수로 군림하던 에릭 하이든을 종합 2위로 밀어내고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하이든은 1980년 레이크플래시드 동계올림픽에서 5개 전 종목을 석권하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세웠던 선수다. 또 2004년 한국을 방문 당시 이영하 전 감독을 만나고 싶다고 인터뷰를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영하 전 감독은 1991년부터 1994년까지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하며 김윤만, 이규혁, 제갈성렬 등을 지도해 한국 빙속의 간판스타로 키웠다.
이영하 전 감독은 시대를 앞서간 지도자로 꼽힌다. 선수들에게 폭력 행사 없이 창의적인 운동을 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드는데 힘썼고, 성적 지상주의에서 벗어나 선수들이 웃으며 즐겁게 훈련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 지도자였다. 또 수많은 국제대회에 출전하면서 배운 선진 훈련 방법을 도입해 한국 빙상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이영하 전 감독은 최근 담낭암 판정을 받고 병마와 싸우다 25일 오후 타계했다. 향년 63세. 이영하 전 감독의 빈소는 서울 강동구 경희대병원 장례식장 12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8일 오전 11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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