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인지 하나금융그룹 주요 계열사에서는 일명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라고 불리는 국내 최상위권 대학 출신 임원이 유독 적었다. 다른 금융그룹에서는 임원의 40~50%가 SKY 출신인 경우가 많았지만 하나금융그룹에서는 25%로 나타났다. 김 회장이 성균관대 출신이라는 점이 이 같은 인사 결과로 나타났다는 관측이 나온다.
SKY 출신 임원을 선호하는 학벌주의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동시에 여성 임원이 유독 적다는 점도 눈에 띄였다. 외부인사인 사외이사를 제외하면 하나금융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여성 임원을 찾아보기가 매우 어려웠다.
본지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하나금융그룹 주요 계열사인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금융투자, 하나자산신탁의 상무급 이상 임원 44명의 프로필을 분석했다. 그 결과 출신 대학 부문에 시선이 쏠렸다.
오히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출신 임원이 5명으로 서울대 출신 임원과 같은 수로 나타났다. 동아대와 한양대를 졸업한 임원도 각각 4명씩으로 상당히 많았다. 아울러 해외에서 대학을 졸업한 임원도 없었다. SKY·해외 출신을 선호하는 학벌주의는 어디서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문제는 여성 임원을 찾아보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분석 대상인 44명의 임원은 모두 남성으로 집계됐다.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금융투자, 하나자산신탁에서 상무급 이상 여성 임원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의미다.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을 포함하면 백미경 하나은행 전무가 70여명의 임원진 중 유일한 여성 임원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과 하나카드에서는 각각 1명씩의 여성 사외이사가 활동하고 있으나 하나금융그룹 내부 임원으로 보기는 어렵다.
출신 학과를 보면 여느 금융그룹처럼 경영학(18명, 40.9%)과 경제학(11명, 25%)을 전공한 임원이 많았다. 특이한 점은 다른 금융그룹에서는 전자공학 등 IT 관련 분야를 전공한 임원을 상당수 찾아볼 수 있지만 하나금융그룹에서는 단 한 명밖에 없다는 것이다. 핀테크를 강조하는 김 회장의 주장과 사뭇 다른 결과였다.
한편, 최근 진행되고 있는 차기 하나은행장 선임 절차도 그룹 인사를 뒤흔들 수 있는 요소로 전망된다. 함영주 현 하나은행장이 3연임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황효상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지성규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 등도 차기 행장 후보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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