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 260일 만에 다시 만난 김정은·트럼프, 한반도 평화 여정 시작됐다

  • 트럼프 "좋은 성과 있을 것"…김정은 "노력·고민·인내 시간"

  • 70년 적대관계 청산 시동…美 베트남 경제모델로 北압박

  • '스몰딜 +α' 수싸움 시작…文 '포스트 하노이' 구상 본격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AP·연합뉴스]


8개월 만에 피할 수 없는 '외나무다리'에서 재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27일 만났다. '제2차 핵담판'의 공이 세기의 협상가와 승부사로 넘어갔다.

북·미 두 정상이 '핵담판의 링'에 오름에 따라 70년 가까이 지속한 북·미 적대관계 청산과 한반도 평화협정 체제를 위한 여정도 막이 올랐다. 이들은 '하노이 선언 첫 승부처'인 이날 만남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면서도 때때로 압박 전술을 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도적으로 '베트남 경제모델'을 띄우며 북한에 결단을 촉구했다. <관련 기사 2·3·4·5·6·8·9면>

두 정상은 이날 오후 6시 28분(이하 현지시간·한국시간 8시 28분)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나 '환담'과 '단독 회담', 친교 만찬 등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에 돌입했다. 8개월 만에 재회한 두 정상이 예상 시간을 훌쩍 넘긴 약 2시간 20분간 핵담판의 전초전을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지난해 6·12 싱가포르 회담 때와 비교하면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한목소리로 훌륭한 결과를 기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큰 진전은 우리 북·미 관계가 개선됐다는 것"이라면서 "북한은 어마어마한 경제적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 앞서 가는 곳마다 베트남 경제모델을 강조했다. 베트남 주석궁에서 가진 응우옌푸쫑 베트남 국가주석 겸 공산당 서기장과 응우옌쑤언푹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북한이 비핵화를 한다면 베트남처럼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기의 핵담판'의 막이 오르면서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여정이 시작됐다. 사진은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같은 날 오전에는 트위터에서 김 위원장을 '내 친구'로 칭하며 베트남식 모델의 장점을 거론했다. 이는 북한의 과감한 비핵화 조치를 끌어내려는 '트럼프식 협상 전술'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이에 김 위원장은 "어느 때보다도 많은 고민과 노력·인내가 필요했다. 모든 사람이 반기는 훌륭한 결과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훌륭한 결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매체인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베트남의 경제 발전 잠재력은 크다"며 '도이머이(쇄신)' 정책을 치켜세웠다.

다만 북한이 베트남 경제모델을 고리로 압박하는 미국의 비핵화 조치를 어디까지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영변 핵 시설 가동 중단과 종전(평화)선언·연락사무소를 교환하는 '스몰딜'을 확보한 북·미 양 정상이 플러스 알파(+α)를 둘러싼 치열한 수싸움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운명의 날인 28일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본선에서 '스몰딜+α' 여부에 따라 남북경제협력 순항을 위한 대북제재 수위가 결정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포스트 하노이 선언' 구상에 돌입했다. 북·미 간 종전선언을 낙관하는 청와대는 하노이 회담 이후 '평화협정 체제'를 위한 다자협의체 구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개혁·개방 등 '한반도 운명은 우리가 결정한다'는 신(新)한반도 체제의 구체적 밑그림은 3·1절 기념사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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