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는 인구 2500만명의 3분의 2 이상이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는 최빈국 중 하나다.
나린드라는 6살 때부터 결핵성 척추염으로 척추가 휘기 시작했으나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 현지 병원을 찾았지만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다. 더 좋은 병원을 알아보기엔 경제적인 형편이 좋지 않았다.
등이 심하게 굽어 육체적‧정신적 고통이 컸다. 조금만 오래 걸어도 통증이 찾아왔고, 누워있는 것조차 힘들었다. 할머니 같다고 놀리는 또래의 말도 상처가 됐다.
두 교수는 나린드라 상태를 확인한 뒤 초청수술을 수락했고,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나린드라 수술을 적극 지원하며, 수술 준비에 들어갔다. 치료비 6천만원도 지원했다.
나린드라는 13살이었지만, 척추가 휘며 키 역시 작아져 113.6cm였으며, 몸무게도 20.9kg에 불과했다. 척추는 결핵균에 의해 등뼈가 괴사했다. 일자여야 할 척추가 뒤쪽으로 무너져 내렸는데, 그 각도가 무려 114도나 됐다.
최일 교수는 “척추뼈가 제 기능을 못해 전적으로 근육의 힘만으로 균형을 유지하다보니 서있는 것조차 매우 힘든 상황”이라며 “병이 천천히 진행되며 다행히 신경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신경들을 모두 보존하면서 수술해야하기 때문에 척추수술 중 가장 어려운 수술”이라고 말했다.
또 나린드라는 결핵으로 척추뼈가 곪으며 지름 10cm가 넘는 거대한 고름주머니가 생겼고, 이것이 내부장기를 압박했다.
지난 23일 최일 교수와 김용정 교수는 나린드라를 수술에 들어갔다. 척추가 주로 뒤쪽으로 휘어지며 집도의 시야에서는 신경 뒤에 뼈가 있는 상황으로, 자칫 신경이 손상되면 하반신 마비가 올 수 있었다.
교수팀은 결핵균에 의해 녹아내린 척추뼈 5개를 제거한 뒤 척추를 바르게 펴고, 티타늄으로 만들어진 특수 장비를 이용해 제거된 척추뼈 자리를 채웠다.
또 고름주머니 피부가 연결된 길을 제거해 추후 약물치료만으로 고름을 제거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피부부터 척추뼈 직전까지 있던 작은 구멍인 피부누공을 누공절제수술로 제거했으며, 일부 부족한 피부를 메우기 위해 주변 피부를 당겨와 봉합하는 부분피판수술이 진행됐다.
이후 하영인 성형외과 교수가 전체적으로 20cm에 달하는 등쪽 절개부위를 세밀하게 봉합하며 수술이 끝났다.
나린드라 척추뼈는 제 위치를 찾았고, 정상적인 모양의 신체를 갖게 됐다.
최일 교수는 “뇌를 자극해서 다리를 움직이게 하는 척추신경검사를 하면서 수술을 진행했는데 다행히 신경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뼈가 완전히 붙고 근육과 신경이 제자리를 찾아가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3~6개월 정도는 보행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이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나린드라는 “평생 등이 굽은 채로 살줄 알았는데 너무나 감사드린다”며 “몸이 완전히 회복되면 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기쁨을 전했다.
나린드라는 지난 7일 마다가스카르로 돌아갔으며,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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