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핵 담판'으로 주목받았던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자 일본은 한시름 놓은 모양새다.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진 않았지만 일본은 그동안 북·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재팬 패싱(일본 배제) 우려를 내비쳤기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 성사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28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일본의 한 고위 관료는 북·미 정상회담이 협상없이 마무리된 것에 대해 "안이한 타협을 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전했다. 이는 일본 정부 내 분위기를 어느 정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도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상세한 정보는 확인 중에 있다"면서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과는 그동안 북한의 핵·미사일,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의견을 교환해왔다"면서 "미국과 계속해서 긴밀히 연계해 나갈 것"이라며 미국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일본 NHK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이번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일본인 납치문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자세한 내용은 확인 중에 있다"며 대답을 회피했다고 보도했다.
미·일 정상 간 전화통화 여부에 대해서는 그는 "적절한 시기에 할 수 있도록 조율 중에 있다"고 대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이 끝난 후 귀국길에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전화해 협상 내용을 공유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르면 이날 밤 미·일 정상 간 전화통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매체가 전망했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미국 백악관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가 결렬됐다고 발표하자 실시간으로 보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아시히신문은 "비핵화를 위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없이 마무리됐다"고 급히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북·미 정상회담, 사실상 결렬됐다"며 "아무 합의 없이 끝났다"고 전했으며, 산케이신문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두고 합의에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NHK는 "비핵화를 둘러싼 구체적인 조치를 놓고 양국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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