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핵담판이 결렬로 마무리된 가운데 합의 무산 배경을 두고 북·미 간 진실게임 양상을 띠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일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이 기본적으로 전면적인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북한이 영변 핵시설과 관련해 준비한 것이 상당히 포괄적이었지만 그들이 내놓을 준비가 된 것의 전체 범위와 관련해서는 명백하지 않았다"면서 "이런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는 것이 불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미국 국무부 관리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일부 폐쇄를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 관리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 일부 폐쇄의 대가로 유엔 제재 중 대량살상무기(WMD)를 직접 겨냥한 것을 제외한 모든 제재의 해제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은 앞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심야 기자회견에서 밝혔던 것과 배치되는 것이다.
리 외무상은 1일 새벽 북한 숙소인 멜리아 호텔에서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가 요구한 것은 전면적인 제재 해제가 아닌, 일부 해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엔 제재 결의 11건 가운데 2016~2017년까지 채택된 5건”이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리 외무상은 영변 핵시설의 완전 폐기를 제안했다고도 했다. 그는 "미국이 유엔 제재의 일부, 즉, 민수 경제와 인민 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의 제재를 해제하면 영변 지구의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포함한 모든 핵물질 생산시설을 미국 전문가들의 입회하에 두 나라 기술자들 공동 작업으로 영구적으로 완전히 폐기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자회견은 "북한이 대북 제재의 전면 해제를 요구했다"고 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8일 기자회견 내용을 반박한 것이었다.
북·미 양국이 '하노이 회담' 결렬을 놓고 반박과 재반박을 이어가면서 당분간 진실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