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한국 언론에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의 거래 방식, 계산법에 대해 굉장히 의아함을 느끼고 계시고 생각이 좀 달라지시는 그런 느낌을 받는다"고 밝혔다.
최 부상은 1일 하노이 북한 대표단 숙소의 멜리아 호텔에서 한국 언론과 약 7분가량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최 부상은 "우리가 지금 이런 회담에 정말 의미를 둬야 하는지 다시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비교적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상은 유엔 제재 핵심인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중단한 만큼 제재도 풀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가 제시한 영변 핵 시설이라는 게 만만치 않은 것이다. 아직 핵 시설 전체를 폐기 대상으로 내놔 본 역사가 없다"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15개월 중지, 핵실험 중지 두 사안을 가지고도 응당 프로세스가 돼야 할 유엔 제재 결의들이 영변 핵 폐기를 해도 안 된다고 얘기하니까, 이 회담 계산법이나 자체도 혼돈이 온다"고 했다.
이어 "유엔이 전혀 해제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그걸 넘어서 폐기까지 해야 한다고 억지 주장으로 너무 나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구체적 방법도 제시했다. 최 부상은 "실무접촉을 통해 확정해야겠지만 우리가 한다는 '폐기'는 미국 측 핵 전문가들을 초청해서 명백하게 투명하게 한다는 뜻"이라며 "모든 성의를 가지고 우리 딴에는 최상의 안을 내놨다고 생각했는데 잘 안 됐다"고 밝혔다.
영변 핵시설은 5㎿ 원자로와 플루토늄 재처리시설, 우라늄 농축시설 등을 포함한 북한 핵 개발의 핵심 시설로 30년 동안 가동됐다. 영변 핵시설의 전체 폐기가 본격적으로 논의된 적은 없지만, 미국은 북한이 다른 지역에도 핵시설이 존재한다는 의혹을 거듭 드러내고 있다. 미국은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 완전한 비핵화를 보장하기에 부족하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최 부상은 이와 관련해 "처음부터 언급했던 게 영변이고 (미국측에)영변에 대한 입장을 우리가 처음 밝혔다"며 "이것저것 여러 가지 시설을 짚을 수도 있는데 하룻밤 사이에 신고 내지 폐기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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