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2일 북미정상회담 기간 미국 측에 영변 핵시설의 일부가 아니라 '다 내놓겠다'고 했다고 재확인했다.
북미 양국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영변 핵시설의 폐기 범위를 두고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 부상은 이날 '전부 폐기'라는 점을 거듭 강조해 주목된다.
최 부상은 이날 북측 대표단 숙소인 멜리아 호텔에서 영변 핵시설 관련 북측 입장을 '좀 시원하게 이야기해주시면 좋겠다'는 남측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입장 다 밝혔다. (리용호) 외무상 동지가 밝힌 그대로이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리용호 외무상은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심야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유엔 제재의 일부, 즉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의 제재를 해제하면 우리는 영변 핵의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포함한 모든 핵물질 생산시설을 미국 전문가들의 입회하에 두 나라 기술자들의 공동의 작업으로 영구적으로 완전히 폐기한다는 것이다"고 밝혔다.
최선희 부상은 이어 기자가 '그런데 미국이 왜 영변의 일부만 이야기하느냐'고 묻자 "그걸 모르겠어요. 그렇게 얘기한 거 없습니다. 영변은 다 내놓는다고 했습니다"라고 재차 밝혔다.
그는 기자가 '영변을 다 내놓으신 건 확실한 거예요?'라고 세 번째 같은 질문에도 "예. 명백히 한 겁니다"라고 대답했다,
특히 그는 '협상 과정에서 의견이 어느 정도 접근이 이루어졌던 것 같은데 정상 간에는 왜 의견이 틀어졌다고 보시나요?'라는 질문에 "글쎄, 그게 지금 이해가 안되세요?"라며 비꼬듯 반문하기도 했다.
최 부상은 또 "미국 쪽에서 실무협상 내용보다는 좀 더 판을 키워서 제재 사항을 좀 높인건가" "비핵화 의지는 여전히 변함없으신가"라고 묻자 더는 대답하지 않았다.
앞서 1일 미 국무부 관리는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과 관련, 북한이 대량파괴무기(WMD)를 직접 타깃으로 한 제재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제재를 해제해주는 조건으로 영변 핵 시설의 일부를 폐쇄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특히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같은 날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부상의 심야 기자회견과 관련,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의 폐기에 대한 상응 조치로 요구한 것은 무기에 대한 제재를 제외한 사실상 모든 제재에 대한 해제였다며 북한의 '일부 해제 요구' 주장을 '말장난'이라고 규정하며 정면 반박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역시 "그들이 (영변 핵시설을) 내놓으려고 준비한 것의 전체 범위에 관해 여전히 전적으로 명확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 결렬 직후 필리핀을 방문, 테오도로 록신 필리핀 외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일문일답을 통해 "북한이 영변에 대해 꽤 광범위하게 하려고 했다"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북미 양국이 영변 핵시설의 폐기 범위를 두고 이처럼 서로 다른 주장을 펴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회담 결렬의 책임을 두고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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