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턴 보좌관은 3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빅딜', 즉 비핵화를 계속 요구했다”면서 “핵과 생화학무기, 탄도미사일을 포기하는 결정을 하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한글과 영어로 된 문서 2건을 건넸고, 그 문서는 미국이 기대하는 것과 그에 대한 대가로 북측에 진정한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빅딜 제안을 김 위원장이 받아들일 의사가 없었다고 볼턴 보좌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빅딜을 강하게 요구했지만 북한은 그들을 위해 열어놓은 문으로 걸어나올 의향이 없었다는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옳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은 물론 그 어느 누구와도 미국 국익에 반하는 협상에는 절박하게 나서지 않는다는 점을 전 세계에 보여준 것”이라며 양측이 비핵화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것을 ‘실패’로 보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볼턴은 제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CNN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가 여전히 가능한 일이라 낙관하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도 북·미가 합의에 도달하기 전에 많은 역(station)을 거치게 될 것이고, 하노이 회담도 그 중 한 역이라고 언급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도 대화를 이어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볼턴은 다만 대북 경제제재를 지속하는 방안을 살펴볼 것이며, 선박 간 환적을 못하도록 제재를 강화하고 다른 나라들과 대북 압박을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슈퍼매파'로 불리는 볼턴 보좌관이 직접 나서 문서 전달 사실을 공개한 점은 빅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선명하게 내세우고 향후 북·미 협상도 이런 기조 아래 이루겠다고 강조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볼턴은 2차 북·미 정상회담 추진 국면에서 대북 공개 발언을 삼가왔던 터라 이날 언론 인터뷰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공감대 속에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후 북·미 협상에서 볼턴 보좌관의 관여도가 이전보다 높아질 것임을 예고한 셈이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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