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거인'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향년 87세로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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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웅 기자
입력 2019-03-04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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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사진 제공= 두산그룹]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이 향년 87세로 타계했다.

4일 두산그룹 관계자는 "박 명예회장이 지난 3일 저녁 별세했다"고 밝혔다.

박 명예회장은 1932년 고(故)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의 6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해군에 자원 입대한 참전용사다. '노블리스 오블리제'(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를 실천한 셈이다. 

군 전역 이후에는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공부했고, 1960년 한국산업은행에 공채로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두산그룹에 몸을 담은 것은 1963년 동양맥주 평사원으로 입사하면서다. 이후 한양식품 및 동양맥주 대표, 두산산업 대표 등을 거쳤고, 1981년 두산그룹 회장에 올랐다.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이 지난 1996년 5월 두산그룹의 새 기업로고(CI) 선포식에서 새 CI가 새겨진 그룹기를 흔드는 모습. [사진 제공= 두산그룹]

그는 탁월한 리더십을 통해 재계의 귀감이 됐다.

특히 모든 결정의 중심에 있었지만 상대의 말을 끝까지 경청한 뒤에 본인의 뜻을 짧고 간결하게 전한 '경청의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또한 한 번 일을 맡기면 상대방을 신뢰하고 지켜보는 '믿음의 경영'을 실천한 것으로 유명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세간의 평가보다 사람의 진심을 믿었고, 다른 이의 의견을 먼저 듣고 존중하던 '침묵의 거인'이셨다"면서 "주변의 모든 사람을 넉넉하게 품어주는 '큰 어른'이셨다"고 술회했다. 

그는 '사람(人)'을 강조하는 두산그룹 DNA의 토대도 마련했다. 평상시 "인재가 두산의 미래를 만드는 힘이다"라며 '인화'(人和)를 강조했다. "기업은 바로 사람이고 기업을 경영한다는 것은 곧 사람을 어떻게 다루느냐는 것과 일맹상통하다"고 발언한 게 대표적이다.  

유족으로는 아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 박혜원 두산매거진 부회장 씨 등 2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오는 5일 2시부터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발인과 영결식은 7일이다. 장지는 경기 광주시 탄벌동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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