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신영자산신탁·한투부동산신탁·대신자산신탁(가칭) 3곳이 전날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를 받았다. 이번에 예비인가를 받은 곳은 4개 증권사에서 참여해왔다. 신영자산신탁은 신영증권·유진투자증권 2곳이 손잡고 만든다. 한투부동산신탁은 한국투자증권 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대신자산신탁은 대신증권이 세우기로 했다.
◆새 성장동력 얻는 예비인가사
새로 예비인가를 딴 증권사 3곳은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미 포화 상태인 주식중개(브로커리지) 수수료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예비인가를 받은 한 증권사 관계자는 "요즘에는 수익률이 1~2%대에 불과한 부동산 상품뿐"이라며 "이번 인가를 통해 더 많은 상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증권사는 부동산신탁업 범위를 관리형(책임준공형)에서 차입형으로 넓힐 수도 있다. 차입형 토지신탁업은 2년 동안 업력을 쌓으면 다른 절차 없이 바로 할 수 있다.
한 대형 부동산신탁사 관계자는 "수수료만 보아도 차입형(4%)이 관리형(2%)보다 2배 많다"며 "해당 증권사는 부동산 사업으로 이자를 받고, 새로 생기는 부동산신탁사는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신탁사 수는 현재 11곳이다. 11곳 가운데 빠르게 성장해온 회사 역시 차입형 신탁업에 주력해왔다. 차입형 신탁보수는 2014년 1248억원에서 4년 만인 2018년 4339억원으로 약 2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관리형 신탁보수는 478억원에서 1205억원으로 152%가량 늘었다. 증가율이나 절대액에서 차입형이 크게 앞서고 있다.
◆인가불발에 걱정 커지는 경쟁사
이번 예비인가에서 탈락한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뿐 아니라 나머지 경쟁사에서도 걱정이 많아졌다. NH투자증권은 직접 뛰어드는 대신 모회사인 NH금융지주를 내세웠었다. 키움증권은 현대차증권과 이지스자산운용과 손잡고 인가를 추진해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은 부동산 쪽에 크게 공들여온 회사라 아쉬움이 클 것"이라며 "다음 기회를 노린다고 해도 그 사이 벌어지는 업력을 따라잡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부동산신탁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아니다. 처음부터 큰 수익을 내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기존 11개 부동산신탁사와도 치열하게 경쟁을 벌어야 한다. 한국투자증권이나 대신증권, 신영증권이 모두 비은행권 증권사라 모기업 자금력에 의존하기도 어렵다.
한 부동산신탁사 관계자는 "충분한 노하우와 업력이 없어 처음부터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존 신탁사가 걸어온 길을 초기에는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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