덫에 걸린 日인플레이션..."완화정책 재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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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9-03-0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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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룸버그 "유가하락 등에 올 여름 제로 수준 될 수도"

  • "인플레이션 목표 수정 등 완화정책 수정 요구 많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출구전략은 '적절한 시기'에 논의하고 소통할 것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4일 일본 상원 재정위원회에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고 인베스팅닷컴 등 외신이 전했다. 구로다 총재는 현행 경기 부양책을 '참을성 있게' 유지하겠다는 부연 설명도 남겼다. 물가상승률 목표치(2%)를 달성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기존 부양책을 한동안 고수하겠다는 것이다.

당초 BOJ는 2013년 2년 안에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목표 달성에 어려움이 있다며 목표 달성 시한을 수 차례 미뤘다. 지난해 4월에는 '2019년쯤'으로 돼 있던 시한을 아예 없앴다.

일본 인플레이션 전망엔 먹구름이 드리워진 상태다. 유가·엔화·임금·통신요금 등 8개 동인을 기반으로 책정하는 블룸버그 인플레이션 지표(BlB)에 따르면 유가 하락과 통신요금 정책으로 인해 올 여름까지 일본의 물가상승률은 제로(0) 수준까지 밀릴 전망이다.

앞서 BOJ는 올 회계연도(4월 시작)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4%에서 0.9%로 하향 조정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이마저도 낙관적이라는 지적이다. 일본 3대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정부 요청에 따라 요금을 최소 30% 인하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요금 부담이 남아 있어 전체 물가상승률을 0.9%포인트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다 올해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의 핵심인 무상교육 정책이 올해 말 기준 물가상승률을 0.3%포인트 더 끌어내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와 추가 임금 상승, 유가 반등이 뒤따라도 BOJ가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한 일시적인 요인에 그칠 것으로 본다.

인플레이션에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현행 통화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본전국은행협회장을 맡고 있는 후지와라 고지 미즈호은행 대표는 "BOJ의 정책이 지금까지는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지만 부작용을 재검토하고 재고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설타임스(FT)가 4일 보도했다. 
 
지속 가능한 성장과 재무 안정성이 인플레이션 목표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후지와라 대표는 "인플레이션 목표가 중앙은행들 사이에서 국제적인 약속이기는 하지만 유럽이나 미국는 물가상승률이 1%에 가까워질 경우에 대비해 정책 선회에 대한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BOJ의 정책을 지지하는 경제학자들은 현행 목표를 포기하면 엔화 강세와 경제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목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아베노믹스의 설계자인 하마다 고이치 미국 예일대 명예교수조차 최근 "나는 그 정책을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지는 않다"고 말했다고 FT는 전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스지마 유키는 "이번 BIB는 10월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핵심 인플레이션의 하방 위험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미·중 무역전쟁과 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브렉시트) 등의 잠재적인 부작용 등이 일본 기업 부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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