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단지에서 수억원 가격이 하락한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거래절벽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모양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는 지난해 9월 최고 거래가(18억5000만원) 보다 4억원 떨어진 14억5000만원짜리 급매물이 최근 나왔다. 은마아파트는 재건축 사업이 지연되면서 강남 재건축 단지들 중 가격 하락폭이 큰 편이다.
올들어 강남 재건축 단지 중 1억~2억원 정도 하락 조정한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인 잠실주공 5단지 전용면적 76㎡ 5층은 지난달 17억원에 팔려 지난해 9월(19억1000만원)보다 2억원 넘게 빠졌다. 강동구 둔촌주공 4단지 전용면적 99㎡도 1년 전 시세인 14억~15억원대를 하회하는 13억9000만원대에 급매물이 나왔다.
송파구 잠실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잠실 엘스의 경우 18억5000만원까지 가격이 올랐다가 16억원 정도로 빠졌는데 문의하는 매수자들은 더 낮은 가격을 바라는 등 매도자와 매수자들의 가격 격차가 아직도 큰 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강남 재건축 단지는 작년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사실상 제자리로 찾아가는 것이어서 매수자 체감 상 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평형이나 층수에 따라 여전히 기존의 호가를 유지하고 있는 물건도 많다는 게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0.04% 하락하며 15주 연속 떨어졌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값은 0.06% 떨어지며 17주 연속 내리막을 걸었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정부 규제가 투자 수요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치다 보니 투자 성격이 강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시세 하락이 더 컸던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5~6월을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공동주택 공시가격 발표가 4월 예정돼 있고 올해부터 인상되는 보유세는 6월1일 소유자 기준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다주택자들이 선택의 기로에 서기 때문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집값 하락이 실거래가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면서 매수 관망세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보유세 부담이 늘면 다주택자 급매물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집값 하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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