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방정책 골든타임 다가온다] 新남방정책, 北 개혁·개방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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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19-03-0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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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대통령, 신남방정책으로 아세안 시장 영향력 확대 전략

  • 인도+아세안 10개국…높은 내수시장 성장률, 대북 관계도 좋아

  • 전문가들 "신남방국가 협력 통해 북한 개혁 이끌고, 한국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사진=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구상하고 있는 신남방정책은 북한의 개혁개방을 이끌 중요한 카드이기도 하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상황에서 남북경협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기 위해선 북한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온 동남아시아 등 남방국가들의 정치적 지지와 경제적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남방국가들이 한국 핵심 무역 파트너로 부상하면서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중요성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신남방정책···북한 개방 이끌 마중물

신남방정책의 주요 국가는 인도와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태국·베트남 등 아세안 10개국을 포함해 11개국이다. 아세안 지역에서의 북한 대외활동은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더 자유롭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북한은 남방 국가들과 공식 외교관계를 맺고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 아세안 10개국은 한국과 북한 동시수교를 맺고 있다.

라오스·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캄보디아·베트남은 평양에, 북한은 라오스·인도네시아·싱가포르·말레이사아·캄보디아·태국·미얀마·베트남에 대사관을 설치했다. 평양과 남방지역 수도 모두에 대사관을 상호 설치한 국가도 5개국에 달한다. 특히 말레이시아의 경우 북한 여권으로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

이들 국가와 북한은 경제적 관계도 깊다. 북한의 대외 무역 대부분은 중국이 차지하고 있지만 지난 2013~2015년까지 북한 10대 무역국에는 태국과 싱가포르, 필리핀 등이 상위권에 포함된다. 맥주·음료·담배·패스트푸드 등 북한 시민들이 즐기는 기호품이 주요 품목이다. 인도네시아·싱가포르 등의 국가에서는 김정은 강좌 등 대학 교육 프로그램을 통한 사회문화적 교류도 활발하다.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가입도 아세안 국가들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북한 역시 국제사회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자리로 ARF를 꾸준히 활용하고 있다. 이는 북한이 정상국가로 국제사회에 내딛는 과정에서 신남방 국가들이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은 북한 관련 문제로 아세안에 접근할 때만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는데 이때도 한국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면서, 정작 아세안의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유보적 입장을 취해 결과적으로 한국은 아세안에 북한 문제 외에는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는 국가로 인식됐다"면서 "아세안은 무역·투자·인적교류 등 각 분야에서 러시아는 물론 미국이나 일본에도 뒤지지 않는데 한국의 대 아세안 정책은 지속적으로 축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면에 북한 지도부는 동남아 지역을 마치 스위스 등 유럽 중립국가처럼 안심하고 자녀들을 유학 보낼 수 있는 남과 북 사이의 편안한 중립 지역으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싱가포르·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대부분의 국가가 북한 최고지도자와의 왕래가 잦은 등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어 남북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차분하게 국가적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남방국가, 한국 경제성장 동력···'넥스트 차이나'로 키워야

아산정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전통 4강 및 아세안과 한국 관계의 주요 경제·사회지표’ 자료에 따르면 아세안 시장과 한국의 무역액은 1188억3900만 달러(약 134조1217억원)로 중국 2114억1300만 달러(약 238조6007억원)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크다.

이는 미국(1096억7800만 달러), 일본(718억2100만 달러)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한국의 아세안 시장 투자액도 51억3600만 달러로 미국(129억500만 달러)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다. 중국 투자액(33억100만 달러)과 비교해도 두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한국과 아세안은 미국과 러시아가 일부 제외된 ARF,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아세안국방장관회의플러스(ADMM+), 지역포괄적경제협정( RCEP) 등 주요 지역 다자협력에도 동시에 참여하고 있다.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에서도 일본과 러시아는 한국과 아직 협정이 없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아세안은 경제협력·인적교류·지역 다자협력 등에서 한국과 미·중·일·러 이상의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때문에 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은 한국 경제의 대미·대중 의존도를 극복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깊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현재 한국의 미·중 수출 비중은 50%에 육박해 수출 다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아세안 내수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놀라운 수준이다. 아세안 10개국은 인도를 제외하더라도 총인구 6억4000만명, 국내총생산 2조7650만 달러(2017년) 규모로 막대한 내수시장 규모를 자랑한다.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신흥시장 진출 확대로 수출과 경제협력을 다변화해 미국과 중국에 집중된 교역 의존도를 탈피해 경제체질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신남방 국가들과 기존 협정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명구 KDB산업은행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역시 "문 대통령은 동아시아 균형외교의 핵심 파트너로서 아세안과 인도를 참여시켜 미, 일, 중 등 경쟁국가들의 동남아 영향력 확대 전략에 대응하고자 한다"면서 "신남방지역 국가들과 경제적, 정치적 협력을 강화해 미국의 인도-태평양 구상,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응, 향후 외교 다변화를 통한 경제성장 동력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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