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용훈 사장, MBC PD에 "애 있냐"...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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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19-03-06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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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방용훈 코리아나 호텔 사장의 아내 사망과 관련한 의혹을 재조명한 방송을 기획한 MBC PD가 방용훈 사장으로부터 협박성 말을 들었다고 고백했다.

MBC ‘PD수첩’의 서정문 PD는 5일 오후 페이스북에 “방용훈 사장은 제게 살면서 언제 어떻게 만날지 모른다며, 그러나 이건 협박도 뭐도 아니라고 했다”면서 “애가 있느냐고도 물었다”고 적었다. 서 PD는 “설명하기 힘든 기분을 안고 방송 완제품 마무리 중”이라며 방송을 예고했다.

PD수첩은 이날 저녁 방용훈 사장의 아내인 고 이미란씨의 사망과 관련된 의혹을 다시 다뤘다. 방용훈 사장은 조선일보의 4대 대주주이면서 코리아나 호텔 사장이기도 하다.

방송에는 지난 2016년 9월 한강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미란씨가 가족에게 남긴 음성 메시지가 공개됐다. 이미란씨는 블랙박스에 녹화된 영상에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애썼는데 너무 죄송하다.

이어 “엄마 다들 너무 미안하고 너무 고마웠다”며 “겁은 나는데 방법이 이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족에게 계속 미안하다고 말한 이미란씨는 “소송밖에는 없는데 제가 방용훈을 어떻게 이기겠냐”라고 덧붙였다.

PD수첩은 이미란 씨가 스스로 죽음을 택하기 전 4개월 간 지하실에서 지냈다고 보도했다.

PD수첩은 이미란 씨가 자녀들에 의해 사설 구급차에 실려 집에서 쫓기듯 나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방용훈 사장이 아들에게 “엄마가 네 유산을 다 썼으니 알아서 찾아가라”고 해 자녀들과 사이가 틀어졌다는 이미란씨 측 주장을 비중 있게 전했다.

이 상황을 실제로 목격한 전 가사도우미는 "사모님이 안 나가려고 소파를 잡자 (자식들이) '도둑년아 손 놔', '손 잘라버려'라고 외쳤다"면서 "자기네는 1층에서 파티처럼 밥 먹고 깔깔댔지만 사모님은 지하실에서 아침에 고구마 2개, 달걀 2개 먹고 나중에는 입에서 썩은 내가 올라올 정도로 속이 비어 있었다"고 말했다.

방용훈 사장은 "우리 마누라가 애들을 얼마나 사랑한지 아세요? 우리 애들이 엄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세요? 부인이 죽고, 이모가 고소를 하고, 할머니가 애들을 고소하고. 그 이유는 왜 안 따져보는가? 제 입장이 한번 돼 보시라. 저는 한가지로만 말씀드리고 싶다. 사람하고 이야기 하고 싶다"고 반박했다.

방용훈 회장과 그의 아들은 2016년 1월 1일 고인의 친언니 집에 찾아가 얼음도끼와 돌을 들고 행패를 부렸으나 용산경찰서는 불기소(혐의 없음) 의견을 냈다.

경찰 측은 CCTV에서 방용훈 사장이 아들을 말리는 장면이 있어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확인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미란씨와 가정의 불화는 유산 때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방용훈 아들 방모씨는 경찰 조사에서 20년 전 방용훈 사장이 어머니 이미란 씨에게 50억원을 맡겼는데 그 돈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미란 씨 언니는 "남편이 자기한테 준 돈이 자기 돈이라고 생각하고 잊어버리다시피 했다. 그런데 아들 돈이라고 했다는 거다. '네가 알아서 (돈을) 찾아서 가져라. 유산이 한 푼도 없다. 엄마가 다 썼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고인의 어머니는 "친정에서 돈 빼돌렸다는 말 밖에 할 얘기가 없을 것"이라며 "그래서 우울증으로 죽었다고 밖에는 할 얘기가 없는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란 씨의 친오빠는 "이혼을 생각 안 한 것도 아니다. 변호사들이 몸을 사렸다. 자기네에게 이야기한 부분도 없애라고 하더라. 법무법인 망한다"고 했다.

경찰은 이 씨의 큰 딸과 큰 아들을 공동존속상해 혐의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강요죄로 죄명을 변경해 기소했다.

'PD수첩'이 이 사건에 대해 방용훈 사장에 묻자 그는 오히려 하소연을 했다고 한다. 그는 "그렇게 사람을 나쁘게 만드는 게 쉽다"면서 "녹음하고 있을 테지만 편집하지 말고 확실히 해라. 살면서 언제 어떻게 만날지 모른다. 이건 협박도 뭐도 아니다"라고 했다.

프로그램 서정문 PD는 SNS에 이같이 말한 사실을 올리면서 "애가 있느냐고도 물었다"라며 "설명키 힘든 기분을 안고 방송 완제품 마무리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된 'PD수첩'은 6.2%(이하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방송분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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