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vs 오성목…KT 내부 승계, 황창규 약속 지켜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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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현 기자
입력 2019-03-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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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현 사내이사 구현모·오성목 3월 임기 만료 예정

  • - 정치자금법 위반 및 아현지사 화재 책임론 부상 부담

  • - "KT 사내 경영권 승계 전례 없어"...회의적 시선도

KT는 오는 11일 이사회를 열어 임기가 만료되는 구현모 사장(왼쪽)과 오성목 사장의 교체 또는 연임 여부를 안건으로 의결한다.[사진=KT]


KT가 이사회를 통해 주주총회에서 승인할 사내외이사 교체 안건을 의결할 예정인 가운데 황창규 회장이 공언한 내부 승계의 윤곽이 드러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3월 말 주주총회를 앞두고 오는 11일 이사회를 개최해 재무제표 승인 및 이사 교체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KT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2명에 대해 연임 또는 신규선임을 결정해야 한다.

특히 사내이사 중에서는 KT의 핵심 사업부문을 담당하는 두 사장의 임기가 올해까지다.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과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 부문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유지 또는 교체가 결정될 전망이다.

사내이사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황 회장이 다음 CEO를 내부 승계로 선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사내이사는 차기 회장에 가장 가까운 자리로 꼽힌다.

KT는 앞서 지난해 3월 정관을 개정하면서 CEO 자격에 '경영경험'을 '기업경영경험'으로 변경한 바 있다. 또한 CEO가 사내이사 가운데 1명을 추천한 뒤 이사회 결의로 대표이사로 추가 선임할 수 있는 '복수대표이사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같은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황 회장은 "KT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황창규 회장은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서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에 시동을 걸겠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이는 다음 회장을 KT 내부에서 선출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또한 내년 3월로 예정된 임기 만료까지 중도 사퇴는 없을 것이라는 뜻으로도 읽혔다.

그러나 문제는 황 회장의 다음 CEO로 지목되는 KT 내부 인사들이 송사에 휘말리면서 구설수에 올라 있다는 점이다.

구현모 사장은 경영지원 총괄을 맡아 '기가토피아'와 같은 황 회장의 KT를 완성한 전략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현재 맡고 있는 커스터머&미디어사업 부문도 KT안에서 가장 매출이 큰 부서다.

그러나 구 사장은 국회의원 불법 쪼개기 정치자금 후원, 이른바 '상품권깡' 비리에 휘말린 상태다. 구 사장은 황 회장과 함께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 횡령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으며 불법 후원이 이뤄진 2014년에는 비서실장을, 2015년부터는 경영지원총괄을 맡았다.

오성목 사장은 네트워크부문장을 맡고 있어 KT아현지사 화재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KT에서 아현지사 화재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진 사람이 없었던 만큼 사내이사에 오른지 1년 밖에 되지 않은 오 사장이지만 입지가 불안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교체 또는 연임 여부에 따라 KT아현지사 화재 및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의혹에 대한 책임소재가 가려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가장 차기 회장에 가까운 두 사장들이 결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KT 내부적으로도 황 회장이 언급한 내부 승계가 가능할 수 있을지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많다.

KT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전임 이석채 회장 때도 차기 회장이 내부에서 올라갈 수 있다는 하마평은 계속 있었으나 그러지 못했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KT는 2002년 민영화됐으나 이후 CEO에 선임된 남중수 사장과 이석채 회장 모두 외부 인사였으며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퇴진했다. 

사내이사 교체로 구설수에 오른 사장들을 제외하고 지난해 정기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김인회 경영기획부문장이 언급되기도 한다. 김 사장은 황 회장과 마찬가지로 삼성 출신인 점을 들어 최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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