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흑역사(84)] 농협유통, 수년간 납품업체에 부당반품·허위매출 ‘갑질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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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19-03-11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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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 넘게 4300여건 부당 반품, 18개 업자에 거래규모만 1억2065만원

  • 불법 파견계약·허위수수료 수취, 공정위 적발 수두룩…과징금 4억5000만원 철퇴

하나로마트를 운영하는 농협유통이 수년간 중소 납품업체를 상대로 부당반품을 하거나 수수료를 받아 챙기는 등 각종 갑질 행위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사진=아주경제DB]



농협하나로마트를 운영하는 농협유통이 수년간 중소 납품업체에 부당 반품하고 허위매출을 일으켜 수수료를 수취하는 등 ‘갑질’을 일삼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농협유통은 서울, 경기, 전주 등 약 22곳에 농수산식품전문 매장인 농협하나로마트를 운영 중인 농협경제지주의 자회사다. 지난해 매출액이 1조3500억원에 달하는 거대 유통사다.

1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농협유통은 2014년 1월부터 2017년 7월까지 18개 납품업자와 제주옥돔세트 등 냉동수산품 직매입거래를 하면서 총 4329건을 부당하게 반품했다. 거래 규모만 1억2065만원에 달한다.

공정위는 이같은 사실을 공개한 지난 1월 대규모유통업법과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농협유통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억56000만원, 과태료 150만원을 부과했다.

농협유통은 무려 3년 넘게 납품업체의 상품을 공급받으면서도 반품사유, 반품가능 품목, 반품수량 등 별다른 반품조건을 약정하지도 않은 채 반품을 일삼았다. 특히 직매입거래의 경우, 상품 소유권이 농협유통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엄격한 예외 조건이 있어야만 반품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농협유통은 “상품에 하자가 있다거나, 명절 등 특정 기간에 집중적으로 판매되는 상품”이라는 자의적 이유를 들어 부당 반품했다고 공정위는 지적했다.

납품업체에 대한 갑질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농협유통은 2010년 3월~2012년 9월까지 냉동수산품 납품업체 종업원 47명을 부당하게 파견 받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법은 종업원을 파견 받는 경우 사전에 서면으로 명확히 약정하도록 규정했지만, 의무 기재 사항 등을 빠뜨리는 등 허술한 계약서를 작성한 것.

허위매출을 일으켜 부당이익을 챙긴 사실도 적발됐다. 농협유통은 2010년 9월부터 2011년 2월까지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허위매출 3억2300만원 규모를 일으킨 뒤, 냉동수산품 납품업자로부터 해당 가액의 1%(총 320만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

이밖에도 2012년 10월~2015년 12월까지 6개 납품업체와 체결한 직매입 계약서를 보존하지 않아,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대규모유통업법은 대규모 유통업자는 계약이 끝난 날로부터 직매입 계약서를 5년 간 보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매출 목표량을 맞춘다며 허위로 일으킨 매출에 유통 수수료를 받은 사례도 있었다.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와 달리 농협하나로마트는 신토불이(身土不二)를 이유로 대형마트 중 유일하게 ‘월 2회 의무휴업’ 규제의 예외 적용을 받는다”면서 “그럼에도 중소 납품업체를 상대로 갖은 갑질을 일삼은 것은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농협유통 측은 현재 22개 농협유통 관할 농협하나로마트 중 우리농산물 비중이 54%이상인 곳만 의무휴업에서 예외인데, 이런 매장은 4~6개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다만 이수현 농협유통 대표이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공정위 적발 사례를 거울 삼아 재발방지 조치를 강구하는 한편 협력사와 상생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공정위가 지적한 위반 사안의 재발 방지를 위해 판촉인력은 점차 도급에 맡기거나 자사 직원으로 대체해나겠다”면서 “또 반품사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표준계약서를 마련하는 등 공익기업으로서 공정성 확보를 위한 개혁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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