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구원 "경유세 등 서민 증세에 신중해야...광역 대중교통망 확충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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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김문기 기자
입력 2019-03-1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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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 노란조끼운동은 소비자 반란이자 도시근교 거주자 조세저항운동'

 

프랑스 정부의 유류세 인상으로 촉발된 노란조끼 운동이 지난 2일 16번째 집회를 연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경유세 인상에 앞서 수도권 광역 대중교통망을 확충하는 등 정부의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기연구원은 10일 프랑스 노란조끼운동의 배경과 전개과정을 살펴보고, 노란조끼운동의 특징을 분석해 한국사회에 주는 시사점을 제안한 '프랑스 노란조끼 운동의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노란조끼 운동은 환경오염 방지를 명분으로 경유 및 휘발유에 대한 유류세를 인상하기로 한 프랑스정부의 공표에 의해 촉발됐다. 유류세는 세금을 인상해도 소비를 줄이기 어렵기 때문에 저소득층의 조세부담이 가중되면서 정부 세수는 늘어나는 대표적인 역진세다.

현재 프랑스는 높은 유류세로 인해 EU 회원국 중에서 자동차용 경유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편에 속한다. 프랑스의 자동차용 경유가격은 스웨덴 영국 아이슬란드 이탈리아에 이어 5번째로 비싸며, 경유가격 대비 유류세 비중은 EU 회원국 중 4번째로 높다.

그동안 프랑스정부는 경유차를 친환경 차량으로 평가하고 유류세를 활용해 경유가격을 낮게 유지하면서 경유차를 보급했다. 하지만 친환경 경유차 정책이 실패하면서 급격한 경유가격 상승 등 경유차를 퇴출하는 정책으로 돌아서자, 경유차를 보유한 많은 시민들은 불만을 가지게 됐다.

또한 담배세⋅유류세 등 서민생활과 밀접한 간접세는 대폭 인상하면서, 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부유세 인하 등 친부자⋅친기업적인 개혁을 급격히 추진하자 국민들의 불만이 높아졌다. 결국 노란조끼운동은 유류세 인상 반대에서 서민경제 개선, 직접민주주의 확대, 마크롱 대통령 퇴진 등의 요구로 확대됐다.

김은경 경기연 선임연구위원은 “파리의 비싼 임대료로 인해 대다수 저소득층은 파리 외곽에 거주하면서 자가용을 이용해 출퇴근을 한다”며 “도심으로 통근하면서 자동차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사람들에게 유류세 인상은 생활비 부담과 직결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노란조끼운동은 지속적인 유류세 인상에 따른 생활비 부담의 가중에 항의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생활운동"이라며 “노란조끼운동은 프랑스 사회의 갈등구조가 ‘이념’에서 ‘생활’로 전환됐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했다.

노란조끼운동이 한국사회에 주는 시사점으로 △미세먼지 감축을 목적으로 하는 경유세 인상의 타당성에 대한 신중한 검토 필요 △경유세 인상의 전제조건으로 수도권 주민들을 위한 안전하고 편리한 광역 대중교통망 확충 △생활 기반형 사회적 갈등에 대해 정부의 일관되고 투명한 대응과 사회적 대화 필요 등을 제안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수도권 광역 대중교통망의 확충 없이 ‘서민 증세’ 논란이 있는 경유세를 인상할 경우, 경유차로 광역권 통근을 하는 수도권 주민들의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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