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카드업계 및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KB국민카드, 현대카드, 하나카드, NH농협카드, 씨티카드와 가맹점 카드수수료율 협상을 타결했다.
현대차는 지난 8일 카드사에 수수료율을 역제안했고, 이 중 KB국민·현대·하나·NH농협·씨티카드가 이를 수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카드사는 1.8%대인 수수료율을 1.9% 중반대로 0.1∼0.15% 포인트 인상하는 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동결에 가까운 0.01∼0.02% 포인트 인상으로 맞서면서 양측의 충돌했다. 그러다 현대차가 1.89% 수준의 조정안을 내면서 협상은 급물살을 탔다.
신한·삼성·롯데카드는 현대차가 제시한 수수료율이 각사가 원하는 수준과 차이가 있어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각 카드사들은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산정된 적정원가에 마진을 붙여 협상을 진행하는데, 이들 세 카드사는 현대차가 요구한 수수료율이 과도하게 낮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들 카드사와 14일 계약 해지를 앞둔 BC카드도 현대차와의 협상은 계속해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고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대차와 수수료율 인상에 대한 합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에서는 현대차 구매 시 대부분의 카드결제가 막히는 사태는 면했지만, 일부 카드사들이 현대차에 백기를 든 만큼 남은 다른 카드사들도 결국 현대차와의 협상으로 마무리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문제는 현대차를 시작으로 통신사, 대형마트 등 다른 대형가맹점의 반발 강도가 거세질 수 있다는 점이다.
카드사들은 당장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에 0.2% 포인트 수수료율 인상을 요구했다. 모든 카드사가 현대차와 이 같은 수준으로 수수료율을 타결하면 통신사들도 인상 수준을 낮춰달라고 요구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가맹점 카드수수료율 논의가 있을 때마다 계약 해지 카드를 꺼내들며 협상 우위를 차지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결국 카드사들이 손을 드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이렇게 되면 다른 대형가맹점과의 협의에서도 협상력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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