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사원으로 시작해 CJ그룹 부회장직에 오른 ‘샐러리맨 신화’ 이채욱 CJ그룹 부회장이 별세했다.
CJ그룹은 이채욱 부회장이 지난 10일 오후 4시 5분 별세했다고 11일 밝혔다. 향년 74세다.
이 부회장은 1946년 경상북도 상주에서 5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 장학생으로 상주 고등학교와 영남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1972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삼성물산 해외사업본부장을 지냈다. 1989년 삼성 GE의료기기 대표를 역임하며 전문경영인(CEO)으로 데뷔했다. 이후 GE코리아 회장,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지내며 샐러리맨에서 CEO로 성공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CJ그룹에는 2013년 4월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영입됐다. CJ그룹이 전문경영인을 부회장으로 영입한 것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이후 2013년 10월부터 CJ주식회사 대표이사를 맡으며 그룹 경영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이 부회장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자리를 비운 4년 동안 비상경영위원회 주축으로 활동하며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실제로 해당 기간 CJ그룹 매출액은 2013년 25조6000억원에서 2016년 31조원으로 늘었다.
CEO로서 30년간 쉼 없이 달려온 이 부회장은 건강 악화를 이유로 지난해 3월 27일 열린 CJ정기주총에서 명예롭게 경영활동을 마무리했다. 이날 의장으로서 마지막 주총을 마친 이 부회장은 “나는 진짜 행운아다. 마지막까지 아름답게 물러설 수 있도록 해줘서 감사하다”며 “앞으로 우리나라가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많은 젊은이들이 용기와 꿈을 갖고 도전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 부회장은 이후 치료와 요양을 지속해왔지만 최근 들어 지병이었던 폐질환이 급격히 악화됐다.
CJ그룹은 “이 부회장은 탁월한 경영능력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CJ그룹의 외형적 성장뿐 아니라 윤리경영, 정도경영에 있어 글로벌 스탠더드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조직원들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며 “스스로를 은혜를 많이 받은 ‘행운아’라 지칭하며 구성원들에게 항상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열정을 심어줘 많은 후배들의 존경을 받았다”고 고인을 회고했다.
이 부회장의 유족으로는 아내 김연주씨, 딸 승윤(마이크로소프트 부장), 승민(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승은(GE Healthcare Japan LCS 본부장)씨와 사위 진동희(BlackRock 이사), 최성수(인천지법 부천지원 판사), 박영식(PWC컨설팅 근무)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실이다. 발인은 13일 오전 8시 40분이며, 장지는 이천 에덴낙원이다. 조화는 유가족의 완고한 뜻에 따라 일절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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