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달린 '레벨4 자율주행차'…LG유플러스, 5G로 관제

강변북로-영동대교-올림픽대로-서울숲 8km 구간 주행

LG유플러스, 5G 통신망 통해 관제·영상전송 시연 선보여

GPS 정보 전달·정밀지도 자료 송수신에 5G 필수

자율주행차 A1이 올림픽대로에서 성수대교로 진입하고 있는 모습.[사진=LG유플러스 ]

"자율주행을 시작합니다. 오늘 구간은 강변북로, 영동대교, 올림픽대로, 성수대교, 서울숲 주차장까지입니다."

한양대 자동차전자제어연구실 'ACE 랩'과 LG유플러스는 11일 미국 자동차 공학회(SEA) 분류 기준 4단계(고도 자율주행)에 가까운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A1으로 도심 주행에 성공했다.

이날 A1은 성수동 한강사업본부에서 출발해 강변북로-영동대교-올림픽대로-성수대교를 거쳐 서울숲 공영주차장에 도착하는 8㎞, 25분을 스스로 주행했다.

A1은 강변북로에 진입하거나 영동대교로 들어서는 등 합류 구간에서 교통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운행을 지속했다. 스스로 속도 제어 표지판을 인식해 규정 속도를 맞췄으며 깜빡이도 잊지 않고 켜고 끄는 모습을 보여줬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5G 자율주행차가 통제되지 않은 도심 도로에서 일반 차량들과 섞여 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차량 관제와 한양대 시연장으로의 실시간 영상전송, 주행 중 VR 관람에 5G가 연동됐다"고 말했다.
 

[사진=최다현 기자]

LG유플러스는 이날 시연에서 자율주행 시대에 통신사의 역할도 강조했다.

우선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는 위치정보다. 그러나 흔히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GPS 센서에 의한 위치정보 장치는 심할 경우 10m 이상의 오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자율주행차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또한 복잡한 신호체계를 모두 학습해야하는 과제도 있다. ACE랩 연구팀은 서울에 있는 모든 도심도로 교통신호 인식률을 인공지능을 이용해 99%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아직 트레이닝을 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인식률이 떨어지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5G 통신기술이 가장 필요한 것도 이 지점이다. 교통신호 인식을 카메라를 통해서가 아니라 통신을 통해서 알려주고(V2I), 차량이 인지한 정보를 주변 차량과 공유하는(V2V) 기술의 밑바탕이 바로 5G 인프라다.

LG유플러스는 자율주행을 위해 △5G 통신 △고정밀 측위 수집 및 배포 △관제 △인포테인먼트 등 5가지를 주안점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재 자율주행차를 가능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기능들은 카메라와 레이더, 그리고 라이더이다. 문제는 인지거리의 한계와 악천후와 같은 외부 요인, 하드웨어 고장 등 한계상황이 발생했을 때다.
향후 자율주행차에 탑재될 차량과 차량(V2V), 차량과 인프라(V2I), 차량과 네트워크(V2N), 차량과 사람(V2P) 등 각종 V2X 통신은 자율주행차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강종호 LG유플러스 FC담당은 "통신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보완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고정밀측위를 위해서도 통신사의 역할이 강조된다. 측위 정확도를 2~3cm로 좁히기 위해서는 GPS오차를 지역별로 계산하고 보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통신사가 가진 시설과 네트워크로 해결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밀지도 또한 마찬가지다. 기존 내비게이션은 길 안내를 위한 참고 용도였다면 자율주행 시대의 정밀지도는 도로의 휘어짐과 차선 단위의 구분, 높이 등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또한 시시각각 변하는 도로의 상황을 생성하고 배포하는 데에는 모바일 엣지 컴퓨팅과 5G가 효율적이다. LG유플러스가 국내 지도 제작사와 함께 다이내믹 정밀지도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강종호 담당은 "자율주행차의 알고리즘을 만들고 운행하는 게 제조사와 연구소의 역할이라면 통신과 인프라로 자율주행 능력을 끌어올리는 게 통신사의 역할"이라며 "앞으로도 LG유플러스는 자율주행차를 가지지 않고 산학연 협업으로 수준을 올려나가는 쪽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