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돈 이동걸 회장···아직까지는 합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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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9-03-1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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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호타이어 등 굵직한 기업 구조조정서 성과···대우조선해양 매각 마무리가 관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산업은행]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017년 9월11일 취임한 이후 1년 6개월이 지났다. 3년 임기의 반환점을 지난 셈이다.

이 회장은 임기 전반기 동안 금호타이어 등 산업은행의 오랜 과제였던 기업 구조조정을 발 빠르게 진행한 공이 적지 않다. 그러나 아직 남아 있는 과제도 만만치 않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민영화도 깔끔하게 마무리해야 하고, 현대상선 경영정상화는 이제 시작 단계다.

최근 기자들과 만난 이 회장은 다사다난했던 임기 전반기를 소회하면서 본인이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첫째가 혁신성장 지원이고, 둘째가 미뤄져 왔던 기업 구조조정, 셋째가 은행으로서 산업은행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이었다.

이 회장 스스로 첫째 목표로 꼽았던 혁신성장 지원은 당장 성과가 드러나기는 어렵다. 얼마전 투자한 혁신기업들이 성과를 내기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은이 이 회장 취임 이후 적극적으로 혁신성장 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산은은 올해 초 조직개편에서 혁신성장본부를 부문으로 확대 개편했다. 예산도 2017년 10조40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12조원, 올해 14조5000억원(업무계획 기준)으로 확대했다.

 

[사진=산업은행]

셋째 목표인 은행으로서 경쟁력 강화는 어느 정도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이 회장 부임 전인 2016년 산업은행은 3조6411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회장 부임 직후인 2017년 4348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지난해 3분기까지 8520억원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 기간 BIS(국제결제은행)비율도 3% 포인트 가까이 개선됐다.

이 회장의 목표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역시 기업 구조조정이다. 다만 성과를 정리하기 쉬운 다른 목표와 달리 기업 구조조정 부문은 아직 진행 중이라 평가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 회장은 취임 이후 STX조선, 한국GM, 금호타이어 등 굵직한 기업 구조조정 문제 해결에 주력했다. 그 결과 최대의 골칫거리였던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에 성공했으며, 한국GM의 국내 철수도 일단 막아냈다. 일정부분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전임 산은 회장이 손대지 못했던 일을 일사천리로 진행해왔다.

다만 아직 난제가 많다는 점이 문제다. 우선 현안과제인 대우조선의 매각이 완전히 마무리되기까지 안심할 수가 없다. 현대중공업과 매각 본계약을 맺으면서 민영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당국의 기업결합 승인 심사,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영구채 등 리스크가 많아 거래가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 구조조정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 회장이 현대상선 임직원의 인적 구조조정을 경고하는 등 강경한 발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경영 쇄신을 이끌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최근 계열사로 받아들인 한진중공업 처리방안도 살펴야 한다. 산은 입장에서는 대우조선 민영화도 아직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또 다른 조선사 때문에 골치를 앓아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우조선 매각이 제대로 마무리되기 전까지 이 회장의 성과를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고 해야 할 일을 소신 있게 진행하는 특유의 뚝심은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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