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이달 1일자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는 정진문 SBI저축은행 각자 대표이사 부사장이 각자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 것과 동시에 이뤄졌다.
그동안에도 SBI저축은행은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됐으나 직급에는 차이가 있었다. 임 대표는 사장, 정 대표는 부사장이었다. 하지만 지난 1일 승진 인사로 인해 두 사람의 직급이 동등해졌다.
정 대표의 승진과 동시에 조직개편도 이뤄졌다. 전체 틀에 큰 변화는 없다. 전과 마찬가지로 임 대표는 기업금융을, 정 대표는 소매금융(리테일)로 나눠 각자 경영을 한다.
이에 대해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개인 금융은 소비자들과 맞닿아 있는 B2C이기 때문에 중금리대출 등을 알리는 데 힘을 싣기 위해 홍보와 광고에 집중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과거에는 임 대표가 3개 본부, 정 대표가 2개 본부를 담당했다면 앞으로는 각각 2개, 3개로 담당 본부가 재편된다. 비중이 역전된 셈이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임 대표는 △기업금융투자본부 △전략본부 등 2개 본부를, 정 대표는 △경영지원본부 △리테일총괄본부 재무/심사관리본부 등 3개 본부를 맡게 됐다.
조직개편 전에는 임 대표가 △기업금융투자본부 △채권관리본부 △경영전략본부 등 3개 본부를, 정 대표가 △리테일총괄본부 △재무/심사관리본부 등 2개 본부를 맡았다.
이번 SBI저축은행의 인사와 조직개편을 두고 업권에서는 SBI저축은행 내부적으로 정 대표에게 실권이 옮겨갔다고 평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두 명의 대표가 각자 분야를 나눠서 경영을 했다고는 하지만 한 지붕 안에 수장이 두 명인 곳은 신경전이 벌어지고 내부 라인이 갈릴 수밖에 없다"며 "이번 조직개편과 승진 인사로 인해 정 대표가 기존에 맡고 있던 재무뿐 인사까지 쥐게 되면서 입지가 확고해졌다"고 설명했다.
임진구 대표가 대표이사라는 직책은 유지하고 있지만 지원부서가 모두 정 대표에게 넘어가면서 실질적인 역할은 기업금융총괄본부장에 한정한 것과 다를 바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현재 SBI저축은행 직제 규정에는 임진구 대표이사가 기업금융총괄본부장, 정진문 대표이사가 리테일총괄본부장으로 돼 있다.
한편, SBI저축은행은 이달 19일 주주총회를 열고 경영진에 대한 인사를 포함한 올해 주요 경영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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