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영국 하원의 승인투표를 앞두고 파운드가 급락세로 돌아섰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새로 내놓은 브렉시트 수정 합의안이 지난 1월 압도적으로 부결된 종전 합의안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제프리 콕스 영국 법무상의 법률검토 보고서가 나오면서다.
12일 달러/파운드는 전일비 1% 이상 떨어진 1.3016달러에 거래 중이다. 파운드는 11일 메이 총리가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브렉시트 합의안에서 가장 문제가 됐던 '안전장치' 조항을 수정했다는 소식에 상승했지만, 콕스 법무상의 보고서가 발표되자마자 급락세로 돌아섰다.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콕스 법무상은 12일 보고서에서 새 합의문을 검토한 결과 영국이 '안전장치'를 일방적으로 중단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안전장치'는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령인 북아일랜드의 국경에서 엄격한 통행·통관 절차가 부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별도의 합의가 있을 때까지 영국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잔류토록 한 조치다. 기존 브렉시트 합의문에는 '안전장치'의 적용 기간이 명시되지 않아 브렉시트 강경파들은 영국이 EU 관세동맹을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 없다면서 반대해왔다.
메이 총리는 11일 영국이 안전장치를 중단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냈다면서 지지를 호소했으나, 콕스 법무상이 메이 총리의 주장과 배치되는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이번 합의안 역시 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2일 하원 승인투표에서 지난 1월과 마찬가지로 합의문 반대에 몰표가 쏟아질 경우 메이 총리에 대한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제2 국민투표와 브렉시트 무효화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면서 영국의 브렉시트 정국이 급변할 수 있다.
영국 하원의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는 12일 오후 7시(한국시간 13일 오전 4시) 경에 예정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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