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는 모양새다.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 논란이 시작된 지 3개월여 만에 관련자가 처음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버닝썬 논란은 지난해 12월 폭행 사건에서 시작해 남성 연예인의 불법 촬영 문제까지 끄집어냈다. 폭행, 클럽 내 마약 투약, 경찰과의 유착뿐만 아니라 성 접대 그리고 성관계 불법 촬영까지 얽히고설킨 그야말로 ‘초대형 스캔들’이다.
13일 경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태권)는 지난 12일 마약류관리법상 마약·향정·대마, 화학물질관리법상 환각물질흡입 혐의로 직원 조모씨를 구속기소했다.
조씨는 버닝썬 MD로 일하면서 대마를 흡입하고 필로폰과 엑스터시·케타민 등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엑스터시와 환각물질의 일종인 아산화질소를 흡입 목적으로 소지한 혐의도 있다.
또 버닝썬과 경찰 유착의 연결고리로 지목된 전직 경찰관 강모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다시 청구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최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강씨의 구속영장을 재신청했으며 검찰은 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1일 강씨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보완을 지휘했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해 7월 말 버닝썬에 미성년자 손님이 출입한 사건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버닝썬 측의 돈을 받아 경찰에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버닝썬 논란은 지난해 12월 클럽 손님 김상교씨가 폭행 사실을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그는 클럽에서 한 직원이 어떤 여성을 강제로 끌고 가는 것을 목격하고 이를 말리려다가 보안요원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에 신고했으나 출동한 경찰로부터 오히려 2차 폭행을 당했고, 클럽과 경찰이 유착 관계에 있다고 폭로했다. 이와 함께 클럽 내에서 ‘물뽕(GHB)’을 이용한 성범죄가 벌어지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논란이 커지자 관할서인 강남경찰서가 아니라 서울청 광역수사대가 사건을 전담하기로 하고 수사를 진행했다.
그러던 중 버닝썬과 경찰 유착 관련,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면이 전환됐다. 가수 승리가 서울 강남의 클럽 아레나에서 해외 투자자에게 성 접대를 했다는 정황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방정현 변호사가 익명의 제보를 받아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 목적으로 제보한 것이다.
방 변호사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카톡) 내용에 (버닝썬과) 경찰의 유착 관계를 의심할 수 있는 정황이 많이 담겨 있었다”며 “특히 강남경찰서장보다 높은 직급 경찰과의 유착 정황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 언론이 공개한 카톡에 따르면 승리는 2015년 말 가수 정준영씨, 버닝썬 대표 이문호씨,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씨 등과 함께 있는 카톡방에서 아레나에 테이블을 마련하고, ‘잘 주는 애들’로 여성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정준영씨는 여성과 성관계를 불법 촬영해 해당 카톡방에서 공유했다. 그는 12일 사과문을 통해 “저는 동의 없이 여성을 촬영하고 이를 SNS 대화방 (카카오톡)에 유포했으며 이를 죄책감 없이 행동했다”고 인정했다.
승리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정준영씨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각각 14일에 경찰 조사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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