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의 패널별 토론에서 전직 외교관이자 현 정협 위원인 예다보는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정부업무보고에서 “일대일로 사업이 지난해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힌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일부 사업에서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리커창 총리의) 이 같은 평가는 다소 지나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일대일로는 우리가 원하는 만큼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일대일로 참여국이 과다한 인프라 투자로 빚더미에 올라서면서 중국을 향한 국제적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말레이시아와 파키스탄 등 일부 국가들이 일대일로 사업에서 발을 빼고 있는 것을 가리킨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물론이고 중국 정부의 첨단산업 육성 정책인 중국제조2025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러우지웨이(樓繼偉) 전 재정부 부장(장관)은 정협에서 “중국제조 2025는 납세자의 돈을 낭비했다”며 “말만 요란한 정책이지 실제로 이룬 것은 없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러우 전 부장은 “정부는 첨단산업 발전을 원했겠지만 첨단산업은 변화가 빨라 예측이 어렵다”며 “자원은 시장에 의해 배분돼야 하기 때문에 시장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놔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해외 고급 인재 유치 프로그램인 ‘천인계획’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웨이잉제 의학전문가는 “천인계획의 과도한 선전으로 미국은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지식재산권이나 국가기밀을 훔치려고 한다는 혐의를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의견이 정책 방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시 주석의 권위가 흔들린다는 의미도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스티브 창(曾銳生) 런던대 중국연구소 소장은 "전반적으로 불만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의견은 이미 공개됐던 비판이 많다”며 “조심스러운 불만일 뿐, 조직적인 반대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장바오후이(張泊匯) 홍콩 링난대학 교수도 “중국 정부는 전통적으로 국내정치가 아닌 외교 정책에 대해 이견을 표출하는 것에는 다소 너그러운 편이었다”며 “최근에도 중국 내부에서는 대북정책에 대한 이견이 존재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따라서 올해 양회에서 나온 비판 의견이 크게 파격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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