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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중국과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협상장에서 걸어나오겠다고도 거듭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중국은 협상을 타결 짓기를 무척 원하고 있다”며 미중 무역협상이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최종 합의가 안 되면 회담장에서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 생각에 시 주석은 내가 협상이 안 되면 회담장에서 나올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다. 알다시피 그런 일은 늘 있을 수 있고 시 주석은 그걸 원치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놀란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 역시 결렬로 끝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중국에 양보를 압박하는 의도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협상 최종 타결에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하나는 양국이 완전히 합의를 지은 뒤 두 정상이 만나 서명을 하는 것이고 하나는 일부 쟁점을 자신과 시 주석이 만나 최종 담판을 짓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후자를 선호하지만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바라는 정상회담은 전자의 형태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의 회담 결렬 우려를 달래기 위해 양국이 최종 합의에 이를 때까지 미·중 정상회담을 미룰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나는 옳은 합의를 원한다. 나는 무엇이든 서두르지 않는다. 옳은 합의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건 우리에게 좋은 합의가 될 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합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듭 무역협상을 서두르지 않는다고 하지만, 2020년 재선에서 경제적 성과로 내세우기 위해선 무역협상 타결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WSJ은 이번 주 들어 미·중 무역협상이 한층 격렬해졌다면서, 잦은 논의를 통해 협상의 마지막 장애물들을 제거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측 무역협상을 지휘하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2일 앞으로 논의가 앞으로 몇 주 안에 끝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당초 이달 말로 예상됐던 양국 정상회담 일정은 아직 구체적인 날짜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오는 21일로 예정된 시 주석의 유럽 순방이 끝난 뒤 잡힐 가능성이 높다. WSJ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중 정상회담이 3월 말이나 4월 초에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별장 플로리다 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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