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한·말레이시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4차 산업혁명 공동 대응, 지속 가능한 사람중심 사회 인프라 조성, 글로벌 할랄시장 공동 진출' 등의 3대 경제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남방정책의 전략적 파트너, 말레이시아와의 경제협력'을 주제로 열린 한·말레이시아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에서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아세안과의 관계를 4대 강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려고 한다. 그 의지를 담은 것이 신남방정책"이라며 "(이는) 말레이시아의 동방정책과 한 줄기 더 큰 강물로 만나 힘찬 물결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송대현 LG전자 사장 등 5대 그룹 포함 129개사(경제사절단 88개사) 200여명의 우리 측 기업인이 함께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다렐 레이킹 통상산업부 장관 등 부처 각료와 기업인 250여명이 참석했다.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이 아세안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경우 우리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자동차는 물론, 정보통신기술(ICT)의 해외 시장 진출 속도도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말레이시아는 1970년대부터 '외국계 반도체' 제조산업을 유치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인텔 중앙처리장치(CPU) 등을 생산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 국내 대기업 영업이익 가운데 반도체 양대산맥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반도체 비중이 높다.
또한 말레이시아는 아세안 내 '유일한 자국산(프로톤·페로두아) 자동차' 생산국이다. 마하티르 정부는 제3의 국가자동차 계획을 통해 '새로운 국산차 브랜드' 육성에 나섰다.
문 대통령도 "말레이시아의 국가 자동차정책과 한국의 우수한 전기차·배터리 기술력이 결합된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국 교역도 다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한국의 대(對)말레이시아 수출은 전자기기를 제외하면, '광물성연료·기계류·선박·철강' 등에 한정했다. 양국이 연내 타결을 목표로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나선 이유도 이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산업도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말레이시아는 오는 2025년 내 고소득국가(1만5000달러) 진입을 목표로 '인더스트리 4.0 비전'을 제시하고 '3대 촉매산업'(전기·전자, 기계·장치, 화학), '2대 신성장산업'(항공·의료기기)의 고도화 추진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문 대통령은 2박 3일간의 말레이시아 일정을 마치고 같은 날 오후 아세안 3개국 마지막 순방국인 캄보디아로 이동, 동포간담회에 참석한 후 훈센 총리 내외와 숙소 내 만찬장에서 친교 만찬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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