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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보잉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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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03-1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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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이 운항중단 이끌면서 737맥스 안전성 문제 신속 해결 국면으로"

  • "보잉 위기극복 능력 탁월..보잉 생존 위협할 문제로 이어지지 않을 것"

[사진=AP·연합뉴스]


지난 10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항공 사고기 기종이 약 5개월 전 인도네시아 자바해에 추락한 라이언에어 여객기와 같은 보잉 737맥스8이라는 소식이 나왔을 때 가장 신속하게 움직인 건 중국이었다. 중국 항공 당국은 에티오피아항공 추락 참사 후 24시간도 안 돼 중국 항공사들에 737맥스의 운항중단을 지시했다. 

미국은 내심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사고의 원인이 드러나지 않았다면서 이튿날까지 737맥스의 비행 적합성과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고집했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통상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이 보잉의 위기를 미국에 일격을 가할 기회로 삼았다는 관측도 있었다.

하지만 중국의 선택이 옳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오피니언을 통해 지적했다. 전 세계 항공당국, 항공사, 승객들의 불안이 일파만파로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의 과감한 결단 덕에 737맥스가 하늘길에서 신속하게 퇴출, 사고에 대한 불안이 잦아들고 737맥스 안전성 문제가 해결 국면에 진입했다는 설명이다.

에티오피아 여객기 추락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수거된 블랙박스는 13일 프랑스에 도착해 이제 막 조사가 시작됐다. 다만 지난해 10월 라이언에어와 사고 패턴이 무척 비슷하다는 점은 FAA도 인정한다. FAA는 13일 운항중단에 동참하면서, 에티오피아 여객기가 추락 직전 라이언에어 여객기와 무척 유사한 궤적을 그렸다는 사실이 새로운 자료에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앞서 라이언에어 추락 원인에 대한 초기 조사 보고서는 737맥스의 자동운항 시스템이 정상 이륙 상황을 항공기 양력이 떨어지는 비정상 상황으로 인식해 자동으로 기수를 내리고 속도를 높이면서 추락을 초래했을 것으로 파악한 바 있다.

보잉은 현재 두 가지 문제에 직면해 있다. 기술적 문제와 평판의 문제다. 전문가들은 후자를 더 우려한다. 기술적 문제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와 조종사 훈련을 통해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잉은 4월 안에 소프트웨어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소프트웨어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보다 긴 3~6개월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안전 우려는 6개월 안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연이은 참사로 300명 넘는 승객이 사망했고 737맥스라는 이름이 전 세계의 뇌리에 기억된 만큼 승객들의 불안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유럽 에어버스와 함께 세계 항공기 시장을 양분하는 항공업계 공룡 보잉이 이번 사고로 인해 주저앉을 것이라고 비관하는 시선은 찾기 어렵다. 투자은행들 역시 보잉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BofA는 보잉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과 다름없이 매수로 제시하고 목표주가를 480달러로 유지했다. 보잉은 14일 뉴욕증시에서 373.30에 마감했다. 

미국 컨설팅 기업 틸그룹의 리처드 애불러피아 부회장은 737맥스 안전성 논란도 지나갈 일이라고 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그는 2001년 9·11 테러 후 항공 운송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을 때나 2013년 787드림라이너 기종이 연이은 리튬 이온 배터리 화재 사고로 3개월 동안 운항중단에 처했던 때가 지금보다 더 큰 위기였다면서 보잉이 이번 위기도 극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737맥스 운항중단으로 인해 보잉이 재정적 피해를 보겠지만 보잉의 재정상황은 어느 때보다 튼튼하다는 게 애불러피아 부회장의 평가다. 지난해 보잉은 1010억 달러(약 115조원) 매출에 106억 달러 순익을 거두었다. 보잉은 737맥스를 보유 중인 항공사들에 운항중단으로 인한 매출 피해에 보상을 제공해야 하지만 애불러피아 부회장은 그 금액이 십억 달러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불러피아 부회장은 또 737맥스의 사전주문 물량이 취소되고 에어버스에 주문이 몰릴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항공사들이 기종을 바꿔 부품을 들이고 조종사를 훈련하는 데 드는 비용이 적지 않은 데다 굳이 보잉과 사업 관계를 악화시키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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