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한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무력화하는 내용의 의회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서명을 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CNBC, CNN 등 외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결의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2017년 취임한 이래 첫 사례다.
앞서 지난달 15일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의회에 요구한 예산이 수용되지 않자 남쪽 국경의 안보 및 인도주의적 위기를 이유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16개 주(州)는 "국경장벽 예산 확보를 위한 국가비상사태 선포는 위헌"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이민 정책은 한계점을 훨씬 넘어섰다"면서 "이는 엄청난 국가적 비상사태"라고 강조했다. 또 비상사태 무력화를 시도한 의회 조처에 대해 "위험하고, 무모한 선택을 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사태 무력화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자 미국 하원은 오는 26일 재의결을 위한 표결을 한다고 밝혔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오는 26일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맞서 다시 거부권 무효화 결의를 위한 표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펠로시 의장은 "미국 행정부가 의회 예산권한을 침해했다"면서 "무법적인 권력 장악"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 거부권을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상하원에서 각각 정원 3분의 2 이상 의원의 동의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상원 100명 중 67명, 하원 435명 중 290명이 찬성해야 한다. 앞선 표결에서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은 상원 59명, 하원 245명이었다. 민주당 의원 전원과 더불어 공화당에서 상원 12명, 하원 13명의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공화당에서 추가로 찬성 쪽으로 돌아서는 의원이 상원 8명, 하원 45명 이상이어야 재의결이 가능한 상황인데, 미국 언론들은 현재 미국 의회 의석 분포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한 결의안이 재의결될 가능성이 작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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