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19일 이 같은 내용의 사평을 내고 보잉 사태에 대한 미국의 명확한 조사를 촉구했다.
보잉 사태는 2017년 첫 취항한 이 회사의 737 맥스 8 기종이 최근 5개월 새 2번이나 추락해 전 세계에서 운항이 금지되면서 불거졌다. 지난 10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출발한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 8 항공기는 이륙 6분 만에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157명 전원이 숨졌다. 지난해 10월에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의 동일 기종 여객기가 이륙 12분 만에 추락해 탑승자 189명 전원이 사망했다.
아직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 교통국 산하 기관인 연방항공청(FAA)과 보잉이 이 기종에 새로 장착한 조종특성상향시스템(MCAS) 장치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고 매뉴얼 없이 장치를 설치한 것이 문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FAA가 적절한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고 ‘MCAS 기능이 필수’라는 보잉의 주장에 따라 이 장치를 승인했다는 증언도 있다고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이번 조사가 투명하고 객관적일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사평은 “보잉과 FAA의 유착관계와 부정행위가 드러난다면, FAA의 권위가 크게 떨어질 것이며, 보잉 항공기 안전성에 대한 인식이 더욱 부정적으로 바뀔 것”이라면서 “보잉은 미국 제조업을 가장 대표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그로 인한 피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보잉 737 맥스 시리즈를 이용하는 가장 규모가 큰 국가이며, 이번 조사가 정확히 이뤄질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중국이나 EU가 어떤 방법으로든 이번 조사에 참여하거나 감독해 엄격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사평은 강조했다.
FAA와 보잉을 조사하는 것은 본래 미국의 주권이라는 점은 잘 알고 있지만, 이 사건은 매우 특수하기 때문에 국제적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사평은 “중국과 EU가 조사에 참여한다면, 미국 역시 보잉 항공기에 대한 세계적인 자신감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보잉과 미국이 이번 난관과 곤경을 지혜로운 방법으로 벗어나 세계 항공업계가 믿을 수 있는 결과를 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중국은 보잉 737 맥스 8의 추락사고가 발생하자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해당 기종의 운항을 금지했다. WSJ는 이를 두고 미·중 무역협상 등을 의식한 정치력이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중국이 세계 항공기 시장에서 항공대국으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숨어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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