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부회장인 김남근 변호사는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에서 실행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평소 기업 지배구조의 문제점에 관심을 갖고, 기업문화 혁신을 지속적으로 주문해왔다.
김남근 변호사는 "기업 오너들은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조율해야 한다는 사고를 갖고 있지 않다"며 "마치 군대 조직처럼 회사를 운영하려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주주, 채권자, 노동자, 소비자 등 기업 모든 이해관계자의 의견이 잘 어우러지도록 지배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그런데 총수 일가로 불리는 대주주의 지배 하에 모든 의사결정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게 우리 기업문화의 현실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대사회에서는 막연하게 오너에 충성하는 문화를 극복해야 하고, 여러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잘 반영해야 한다"며 "일부 오너들은 과거 기업문화의 한계를 인식하고 지배구조를 자율적으로 개선하려 노력하지만, 여전히 총수 일가의 불법·편법 행위가 난무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더군다나 이사회는 당연하다는 듯 거수기 역할만 하는 게 사실이다. 이런 문화에선 기업의 가치와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김남근 변호사의 견해다.
그는 "경제 성장 단계에서는 이런 경영 방식이 효용성 있는 것으로 인식됐겠지만, 이제는 총수의 일사불란한 지휘에 따라 기업이 움직이는 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전히 일부 기업 총수들은 비상장계열사 중 한 곳의 주식을 사들이고, 이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면서 키운다"며 "우리 기업문화의 최대 폐해인 내부거래, 일감 몰아주기 등이 근절되지 않아 중소기업은 어려움에 처한다"고 덧붙였다.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재벌 개혁은 필요하다. 김남근 변호사는 "미국의 경우 1930년대 뉴딜 이후 대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자 구글, 인텔 등 새 기업들이 등장해 사회를 이끌었다"며 "그러나 우리는 재벌이 이끄는 제조업 기업들이 여전히 중심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런 수직적인 구조가 지속되면 중국에 금새 따라 잡힐 것이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양극화된 구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한국의 미래는 없다"며 "우리 기업들의 지배구조를 경제적 문제를 넘어 사회적 문제로 봐야 하고,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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