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따스해지면서 우리 몸도 나른하고 피곤해지는데요. 몸이 천근만근 무겁고 점심식사 후에는 머리가 멍해지는 느낌도 듭니다. 시도때도 없이 춘곤증이 오기도 하고 만성피로증후군까지 이어지기도 하는데요, 피로의 모든 것을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권길영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볼까요.
봄이 되면 왜 늘어질까요? 봄이 되면 낮이 길어지고 밤이 짧아집니다. 자연히 활동량이 늘어나고 수면시간은 줄어들며, 상승 기온으로 근육은 이완되어 나른한 느낌이 듭니다. 흔히 봄을 탄다고 표현되는 춘곤증은 의학계에서 공인된 질환은 아니지만, 환경변화로 인한 신체의 일시적인 환경 부적응증으로 보통 1~3주가 되면 없어진다고 합니다.
춘곤증의 원인은 아직 의학적으로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겨울 동안 움츠려있던 신진대사기능이 따뜻한 봄날에 활발해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피로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그 밖에 업무환경변화, 활동량 증가로 인한 육체적 피로, 불규칙한 식사나 수면, 폭식, 과음, 노화 등이 있는데요. 또한 봄이 되면서 취직, 인사이동, 입학 등 일상의 변화를 겪게 됩니다. 이러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동안에는 아무래도 휴식시간이 적고 적응을 위한 신체 및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피곤해지고 나른해질 수 있습니다.
춘곤증 이겨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춘곤증을 이겨내려면 아침 식사는 반드시 해야 합니다. 아침을 거르면 뇌에서 활발할 활동을 위해 필요한 탄수화물을 공급받지 못하게 되므로 허기진 상태에서 오전을 무기력하게 보내며 점심때 과식을 하게 되어 춘곤증을 악화시키기 때문이죠. 아침 식사는 배부르지 않을 정도로 하되 단백질이나 지방보다는 탄수화물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피로회복을 위해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게 좋습니다. 비타민 B와 C가 충분한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되, 돼지고기 등의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피로회복과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C는 봄철 채소와 신선한 과일, 산채류, 봄나물 등에 많이 들어있습니다. 특히 풋마늘, 쑥, 취나물, 도라지, 두릅, 더덕, 달래, 냉이, 돌미나리, 부추 등 봄나물에는 입맛도 돋워주고 피로회복에 좋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데요. 각종 해조류에는 비타민, 미네랄 등 미량 영양소가 많아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므로 끼니때마다 다시마, 미역, 톳나물, 파래, 김 등 해조류를 곁들여 먹으면 춘곤증을 이기는 데 도움이 됩니다. 동시에 생선이나 두부 등을 통한 단백질의 섭취도 중요하다. 끼니마다 챙겨 먹을 수 없다면 종합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적당한 카페인 음료 (커피 한 두잔) 와 함께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은 신진대사를 빨리 회복시킵니다. 그러나 졸음 해소 차원에서 커피와 같은 카페인 음료를 평소보다 많이 마시면, 처음에는 어느 정도 각성효과가 있으나 정도를 지나치면 이뇨 작용으로 인한 탈수와 지나친 각성으로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점심 식사 뒤 20~30분 정도 눈을 붙이는 것도 좋습니다. 잠깐의 낮잠은 업무 능률을 올려주기 때문이죠. 일 때문에 잠을 못 잔 경우엔 주말에 1, 2시간을 더 자서 피로를 푸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몰아서 잔다며 10시간 이상 자는 것은 생체시계의 시스템을 깨기 때문에 오히려 해로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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