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이배 바른미래당 정책부대표가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에도 실망스런 주주총회 안건을 들고 나왔다며 감시의 의지를 보였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가 단순히 투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의사결정에 주주로서 적극적으로 참여해 자금의 운용과 기업의 경영을 더 철저히 감시하는 제도다. 다른 말로는 수탁자책임 원칙이라고도 한다.
채 부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내의 여러 기업들을 거론하며 주주총회에 논란이 지속될 것을 시사했다. 사례에는 국내 굴지의 기업이 거의 다 언급됐다.
채 부대표는 "주식회사 웅진은 윤새봄 씨를 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며 "윤세봄 후보자는 윤석근 웅진 회장의 차남으로, 2016년 웅진씽크빅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이미 이사로서의 결격 사유가 있다고 본다. 그런데도 윤새봄 후보자를 총수 일가라는 이유로 이사로 선임한다면 주식회사 웅진의 내부 통제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휠라코리아의 김석 사외이사 후보자는 삼성증권의 대표이사를 역임할 당시 112억 원의 배당사고를 냈던 사람이며, 삼성 바이오로직스의 김동중 경영자원혁신센터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삼성 바이오로직스 회계 분식사건으로 금융위가 해임권고한 사람이라며 도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코오롱글로벌의 홍재형 사외이사 후보자는 민주당에서 제16·17·18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분으로 친정부 성향 인사인 점을 지적,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고 꼬집었다.
채 부대표는 이 같은 부적절한 이사회 선임을 문제로 지적하며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들이 대주주와 경영진의 독단적인 경영을 막기 위해 표결을 행사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채 부대표는 3월 27일에 열리는 대한항공 주주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목적은 불법 행위 등으로 문제가 됐던 조양호 회장의 이사 재선임을 막기 위해서다.
그는 발언 말미에 KAI(한국항공우주)를 언급하며 친문 인사를 감사원 출신이라는 이유로 임명했다고 지적했다. 또 올해 주주총회 안건에 이사의 책임 범위를 무제한에서 최근 1년간의 보수액의 6배까지로 줄이는 경감 조문을 정관에 신설하는 점은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KAI의 지분이 한국수출입은행(26.41%)과 국민연금(6.59%)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만큼 기업의 부실이 국민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배경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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