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로 의원 = "저번 송영무 장관은 오히려 지금 장관보다 강단은 있다고 했어요. 청와대 참모들하고 안 맞아서 갈등도 일으키고. 지금 장관님은 청와대가 지시하는 대로, 청와대 입맛에만 맞는 얘기만 하고 다닌다는 얘기가 후배들한테 다 돌고 있어요."
정경두 장관 = "제가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지금까지 국방과 관련된 사안에서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언론에 공개 안 된 게 하나도 없습니다. 제가 VIP(문재인 대통령)께 보고드리는 내용이나 이런 것들을 일일이 다 설명드려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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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장관 = "우리 대한민국의 군사대비 태세나 안보에 대해서 국방 차원에서 불안해하지 않게 하는 것은 저희가 확실하게 하고 있습니다."
김 의원 = "지나가는 개한테 물어보세요. 한미동맹이 지금 좋은가. 솔직히 얘기해보세요. 스펙 쌓기 위해서 장관 하는 거 아니잖아요."
설전이 과열되자 안규백 국방위원장은 김 의원에게 "의원님 여기는 지금 국정을 논하는 자리입니다. 언어를 정제해야지 지나가는 개가 뭡니까"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국방위는 김종대 정의당 의원의 질의가 이어진 뒤 정회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김중로 의원과 신경전을 펼쳤던 정 장관은 오전 질의를 마친 뒤 국회 의원회관 김중로 의원실을 찾았다. 상임위원회 정회 도중 장관이 의원실을 찾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다. 보통 의원들과 식사를 하거나 오후에 있을 상임위 답변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정 장관을 보고 "왜 왔어!"라고 타박했다. 그러자 정 장관은 "의원님~"이라며 달래기에 나섰다. 정 장관은 내실에 들어서서 김 의원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죄송할 거 없어. 제대로 하세요. 장관답게. 그것 때문에 왔나"라고 물었다. 두 사람은 내실에서 잠시 담소를 나눈 뒤 헤어졌다.
정 장관이 김 의원을 찾아간 것은 선배에 대한 예우 차원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공군사관학교 30기로 지난 1982년 임관했다. 김 의원은 육군사관학교 30기로 1974년 임관했다. 군은 다르지만 김 의원이 8년 선배다.
김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소속으로 당선, 계속해서 국방위 소속이었다. 국방위에선 두 명 밖에 없는 장성 출신 국회의원이기도 하다. 20대 국회 개원 이래 계속해서 피감기관의 장으로 마주해 온 '후배' 장관으로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셈. 공개 석상에서 부딪히더라도 비공개 석상에선 고개 숙일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한 관계가 이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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