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한조 유닉스전자 대표 "모발·두피 배우려 미용 자격증도 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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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9-03-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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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복 벗고 2013년 경영 입문

  • "변화 많은 현재의 삶 잘 맞아"

이한조 유닉스전자 대표 [사진=유닉스전자 제공]

이한조 유닉스전자 대표는 '검사' 출신이다. 법복을 벗고 경영자로 변신한 이유에 대해 묻자 "처음부터 검사 생활을 접을 생각은 아니었다"고 입을 뗐다.

이 대표는 "1년간 검사 생활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고충이 많았고 적성에 맞지 않다고 느꼈다"며 "본인 스스로 변화를 찾고 있었다"고 말했다. 다양한 '진로'를 모색하던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기업 전문 변호사였다. 법조인으로서의 특성은 살리되 보다 역동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MBA 과정을 위해 미국 유학길에 오른 이 대표는 장인이자 유닉스전자의 창업주인 이충구 회장의 미국 출장길에 동행하면서 다시 한번 삶의 기로에 서야 했다. 이 회장으로부터 입사 제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경영에 호기심이 생긴 이 대표는 고민 끝에 승낙했고, 지난 2013년 유닉스전자 대표로 취임했다.

그는 "여전히 주위에서 법조인으로서의 생활이 더 근사하고 좋지 않냐고 묻곤 한다"며 "검사로서는 정해진 틀 안에서 반복되는 일상을 보냈었다면, 지금은 현장의 즉각적인 반응을 느끼며 액티브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기업의 미래를 지속적으로 고민하며 성장할 수 있는 현재 경영인의 삶이 더 잘 맞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경영 초보'인 이 대표는 입사와 함께 미용사 자격증 공부에 나섰다. 그는 "사업 이해도를 높이고 제품 개발에 대한 전문성을 갖기 위해서였다"며 "굳이 자격증까지 필요하겠냐고 묻는 이들도 있었지만 제품 개발을 위해서는 스스로 전문가 입장이 돼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드라이 방법부터 각종 퍼머는 물론 속눈썹 붙이기 등 실무 연습 과정 덕분에 이 대표는 모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한편 제품 개발에도 여느 엔지니어 못지않게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이 대표의 명함에는 변호사와 미용사라는 직함이 모두 자랑스럽게 표기돼 있다. 그는 "예전 같지는 않겠지만 지금도 기본 실력의 커트나 퍼머는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닉스전자는 지난해 창립 40주년을 맞았다. 이 대표는 벌써부터 '100년 기업'으로서의 비전을 고민하고 있다. 그는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한 전략은 끊임없이 혁신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라며 "건강한 헤어드라이어를 바탕으로 향후 소비자로부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구상하는 것도 그 방법 중 하나"라고 했다.

사물인터넷(IoT) 방식을 통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모발 및 모질에 따라 맞춤형 바람을 구현할 수 있는 헤어드라이어, 사전에 설정된 스타일링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고데기 등이 그가 꿈꾸고 있는 미래의 혁신 제품이다.

끝으로 그는 독일이나 일본처럼 오랫동안 사업을 이어온 중소기업이 늘어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중소기업의 지속 가능성은 끊임없는 연구를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개발하는 것에서 나온다"며 "유망한 중소기업들이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을 받고 상생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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