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쇄신] 권오인 경실련 팀장 “LG그룹 방계회사에 일감 몰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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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민 기자
입력 2019-03-2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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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구조, 단순·투명하게 짜여야”...“효과적인 제도적 기반 필요”

[사진=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 팀장]

[데일리동방]“LG그룹은 다른 주요그룹과 달리 4세 시대로 넘어가는 동안 승계를 둘러싼 다툼이 없었어요. 갈등이 없었다는 점에서 좋은 이미지를 가져갔지만, 친인척 간 유지된 끈끈한 유대 관계가 일감 몰아주기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21일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연합 경제정책팀장은 아주경제 데일리동방과 인터뷰에서 재계서열 4위(자산 기준) LG그룹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4세 경영인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고 구본무 회장이 별세하면서 회장직에 올랐다.

고 구본무 회장 체제 아래 2인자였던 구본준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갈등 없이 승계작업이 마무리 됐다. 그동안 LG그룹은 승계 과정에서 별다른 잡음 없이 형제들이 차례로 계열분리를 해 나갔다.

4대 째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 생겨난 방계 기업의 숫자는 파악조차 안 될만큼 증가했다. 하지만 정서적 유대감이 유지되면서 이들 기업간 거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단, 이들 기업들은 법적으로 ‘남’이기 때문에 상호 거래에 대한 관리·감독이 어렵다는 게 문제다.

권오인 팀장은 “이들 방계 기업은 계열분리를 통해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규모기업집단 거래 제재 대상에서 벗어났다"며 "하지만 이들간 거래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정위가 이같은 방계기업을 관리해야겠지만, 여전히 제도적 기반은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불거진 '계열사의 판토스 부당지원' 의혹에 대해서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다. 권오인 팀장은 “계열사가 오너일가의 지분 비중이 높은 판토스 같은 회사에 일감을 몰아줄 때 특혜성 거래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특혜성 일감을 주는 회사가 기회를 유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피해는 고스란히 해당 회사의 주주가 보는 셈이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같은 문제가 LG그룹에만 있는 게 아니다.

권오인 팀장은 “국내 주요 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면 지주회사 체제 밖 계열사가 상당히 많으므로, 이런 회사에 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며 "기업지배구조의 핵심 키워드는 단순화와 투명성”이라고 강조했다.

감독당국에는 제재 강화를 주문했다. 권오인 팀장은 “과거에 비해 기업지배구조가 단순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숨겨진 계열사가 많다”며 “기업 입장에서 공정위의 규제를 피해나가기 쉽기 때문에 더욱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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