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상위 50개 VL탱커 선사 가운데 한국산 탱커를 50% 이상 보유한 곳은 총 31개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장에서 세계 3위인 사우디 국영 해운사인 바흐리(Bahri)의 경우 45척 가운데 한국산이 91.1%에 이른다. 4위와 5위인 유로나브NV(Euronav NV), 안젤리쿠시스 그룹(Angelicoussis Group) 등도 각각 73.3%, 92.5%로 높은 수준이다.
세계 1, 2위인 중국 초상국그룹과 코스코(Cosco)가 각각 자국산을 83%, 90% 보유한 것을 감안하면 상위 VL선사 대부분은 한국산을 택한 셈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산VL탱커의 연료소모량이 중국산보다 월등히 적고, 무게도 적게 나간다"면서 "이는 원가를 크게 절감할 수 있어 선사들 입장에선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에는 VL탱커의 운임이 일평균 3만4559달러까지 큰 폭으로 올랐다. 이는 일평균 손익분기점인 2만5000달러를 크게 웃돈다. 따라서 선사들 입장에선 높은 운임을 받으면서도 원가를 줄여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한국산이 실적 개선의 '핵심'인 셈이다.
이같은 이유로 다른 VL탱커 선사들까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우리 조선사에 발주를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글로벌 VL탱커 수주잔량 100척 가운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각각 28척, 29척을 수주, 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석유 물동량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조선사들을 중심으로 VL탱커 공급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VL탱커 운임이 더욱 오르고, 이는 또 다시 한국산 발주를 늘리는 선순환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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