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현재 향후 6년간 1조2000억 달러(약 1355조1600억원)의 미국산 수입을 약속한 상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수준에서 만족하지 못한다며 중국의 구매 약속이 더 많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들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 적자 축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자국 경제에 장기적인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진행하는 실무자들의 입장과 엇갈리는 부분이다.
미국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이 지난 6일 발표한 내용 따르면 2018년 미국의 대(對)중 무역 적자는 8910억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지난해 상품수지 적자는 전년 대비 11.6% 증가한 4192억 달러를 기록, 역시 사상 최고 수준을 보였다. 미중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의 수입 축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중국 측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수용해 미국산 제품 수입을 늘리로 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매할 미국 상품 종류를 두고 미중 간 입장차가 큰 만큼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미국은 자국 농산물을 더 수입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역시 농산물 생산에 강점을 보이는 중국으로서는 미국산 농산물이나 에너지 분야에 대한 추가 구매가 고민될 수 있다. 반면 중국은 반도체와 첨단 기술에 대한 구매를 원하고 있지만 미국은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관련 분야의 수출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보잉 사태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고가 항공기는 중국이 추가 구매할 수 있는 미국산 제품 중 하나다. 그러나 중국이 최근 잇따른 추락 사고를 일으킨 미국 보잉사 737 맥스 기종을 보이콧하기로 이미 결정한 만큼 상황이 여의지 않은 상태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중국 담당 연구원인 진 마는 "보잉 여객기를 수입하지 않기로 한 데다 미국의 첨단 기술 등을 수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산 제품을 추가로 수입할 여지는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고 CNBC는 전했다.
한편, 미중 무역 협상단은 중국과 미국을 차례로 오가며 고위급 협상을 재개한다. 일단 미국 측 대표단이 오는 28~29일 중국 베이징을 찾아 협상을 벌인 뒤 다음 달 초 미국 워싱턴DC에서 추가 협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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